발기부전치료제 시알리스 수입허가…‘고개든 남성’ 3파전

  • 입력 2003년 7월 29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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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발기부전 치료제 전쟁의 도화선에 불이 붙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9일 한번 복용하면 24~36시간 발기 효과가 있는 ‘슈퍼비아그라’인 시알리스의 수입을 허가했다. 또 8월 중 복용 15분 만에 발기가 되는 레비트라도 허가를 받을 전망이다.

‘고개 숙인 남성’들은 선택의 폭이 넓어진 반면 제약사들은 사활을 건 경쟁에 들어갔다.

제약사들은 저마다 자사 약의 장점과 타사 약의 단점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일라이 릴리는 시알리스가 2∼3일 효과가 지속되지만 글락소스미스클라인과 바이엘이 공동 판매하는 레비트라는 시야가 흐려지는 부작용이 있다고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반면 ‘레비트라 진영’은 자사 약이 복용 15분 만에 효과가 나타나는 반면 시알리스는 근육통 등의 부작용이 있다는 점을 홍보하고 있다.

지금까지 비아그라로 시장을 독점해 왔던 미국의 화이자사는 남성의 90%가 마음먹은 지 1∼3시간 안에 성행위를 하므로 빨리 효과가 나타날 필요도, 오래 지속될 필요도 없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의사들에게 제공했다.

제약회사들은 소송전까지 치르고 있다. 화이자사는 지난해 10월 경쟁사들이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세 약 모두 성분은 약간 다르지만 발기를 억제하는 ‘PDE-5’라는 효소의 작용을 방해하는 점에서는 같은 원리의 약이다.

세 회사가 각기 다른 판촉전략을 쓰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레비트라 진영은 처방권이 있는 의사들을 먼저 붙잡자는 전략이다. 지난해부터 10여차례의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외국의 전문가들을 잇따라 초청하고 있다.

반면 일라이 릴리측은 환자들에게 입소문을 먼저 내자는 것이다. 기자들에게 귀찮을 정도로 홍보자료를 돌리고 있다.

화이자사는 내심 초조해하면서도 경쟁 약들이 출시되면 현재 400여억원 규모의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이 커질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전남대병원 박광성(朴光星) 교수는 “비아그라 출시 이후 40, 50대 위주의 환자층이 20∼70대로 확대됐고 요즘에는 보험혜택을 요구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면서 “앞으로 이런 경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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