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정성훈 ‘기아 오리’서 ‘ 현대 백조’로

  • 입력 2003년 7월 29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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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기아에서 현대로 트레이드된 정성훈(23·사진)이 ‘물 만난 고기’처럼 대활약을 펼치고 있다. ‘호타준족’ 박재홍(30)을 내주고 대신 ‘미완의 대기’ 정성훈을 받은 현대는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왔다’며 즐거운 표정.

정성훈은 28일 현재 타율 0.356으로 타격 수위. 여기에 홈런도 13개를 쏘아 올렸고 타점 46개에 빠른 발로 9개의 도루도 기록했다. 타격에서 어느 한곳 빠지지 않고 99년 데뷔 이래 최고의 성적. 특히 최근 5경기에서는 21타수 12안타를 퍼부으며 현대가 선두를 지키는데 ‘일등 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전체 일정의 60%를 소화한 83경기 만에 13홈런 9도루. 이 추세라면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도 문제가 없어 보인다.

이같은 활약에 힘입어 인기도 치솟고 있다. 그는 지난 17일 열린 올스타전에서 현대 선수 중 유일하게 베스트 올스타(팬 투표로 뽑힌 올스타)로 뽑혀 서군 3루수로 출장했다.

올 초 정성훈이 현금 10억을 얹어 거포 박재홍과 트레이드 됐을 때만 해도 누구도 이 정도까지 활약하리라고는 기대하지 못했다. 당시 현대 측은 “고질적인 3루 수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성훈을 데려왔다”고 말했다. 기아에서 별 볼일 없었던 정성훈이 변신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현대의 김용달 타격코치는 “팀에서 적응을 아주 잘하고 편안해 한다. 아직 총각이라 그런지 오직 야구에만 전념하고 적극적이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렇다고 갑자기 친정팀에서 버림받은 것에 충격 받지 않았다면 거짓말. 그는 충격을 더 지독한 연습으로 극복했다. 그래서 새로 얻은 별명이 ‘연습벌레’다.

김용달 코치는 “(정)성훈이는 항상 남들보다 일찍 운동장에 나와 보강훈련을 한다. 특히 매주 첫 게임이 시작하는 화요일이면 ‘특타’를 빼먹지 않는다. 시키지 않아도 타격감을 잊지 않으려는 노력이 가상하다”고 말했다.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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