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이전 비용 150억달러?

  • 입력 2003년 7월 28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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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이 최근 미래 한미동맹 공동구상 3차회의에서 용산 미군기지와 미 2사단의 후방 재배치를 재확인한 이후 두 부대의 이전비용을 둘러싸고 논란이 분분하다.

정치권에서 두 부대의 이전비용이 총 150억달러(용산기지 50억달러·미 2사단 100억달러·약 16조5000억원)이며 한국 정부가 모두 부담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자 국방부는 이를 정면 반박했다.

용산기지의 경우는 연말까지 종합이전계획이 확정돼야 구체적인 이전비용을 산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국방부의 주장이다.

미국측은 91년 이전비용을 17억달러로 제시했다가 92년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해 95억달러로 올리는 바람에 한국 정부와의 협상이 결렬됐다.

양국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용산기지의 이전비용은 30억∼50억달러(약 3조6000억∼6조원) 수준이 가장 유력하다.

국방부 관계자는 “용산기지 이전은 우리가 요구한 만큼 이전비용도 우리가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정치권의) 50억달러 예상은 그간 학계가 추산한 금액을 인용한 수준이며 현재로선 정확한 비용 산출이 곤란하다”고 말했다.

세부적인 ‘이전 로드맵’이 완성돼 있는 용산기지와 달리 기본 이전계획만 합의된 미 2사단의 이전비용에 대해선 이견이 많다. 이전 시기와 규모에 따라 비용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군 안팎에선 미 2사단의 이전비용을 수십억달러 수준으로 보고 있다. 1만4000여명의 병력과 300여대의 장갑차 및 전차, 70여대의 공격헬기 등으로 중무장한 1개 사단을 이전하려면 최소 300만평의 부지가 필요하고 부대시설 신축 등을 감안하면 용산기지 이전 못지않은 비용이 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방부는 미군이 반납할 기지 및 훈련장 토지(약 4000만평)를 팔아 미 2사단의 이전부지를 마련할 계획이다. 따라서 이전비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부지 매입 비용은 거의 들지 않고 영내 시설 건립비도 많지 않아 정치권의 100억달러 추산은 지나치게 과장됐다는 주장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 2사단의 이전은 미측의 필요에 따라 추진하는 것인 만큼 소요 경비는 원칙적으로 미측이 부담해야 하며 한국의 추가 부담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그러나 미군이 반환한 토지가 팔리지 않거나 협상 과정에서 미측이 이전비용의 일부를 부담해 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또 미 2사단의 후방 이전에 따라 한국군이 10개의 특정 임무를 넘겨받더라도 추가 비용은 거의 들지 않을 것이라는 게 국방부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양 받은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장비 도입과 훈련을 위한 유무형의 비용이 상당히 들어갈 것이라는 지적이다.

용산 미군기지와 미 2사단의 이전 비용에 대한 각계의 주장
구분전문가정치권국방부
용산기지 이전30억∼50억달러50억달러연말 종합이전계획 완성되면 드러난다
미 2사단 이전수십억달러 수준100억달러구체적인 이전계획 완성 때까지 알 수 없다
10개 특정 임무 수행 정밀하게 따져봐야추가 비용 상당히 필요추가 비용 거의 없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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