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신태용 한골 넣고 두골 먹고

  • 입력 2003년 7월 27일 23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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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발’ 신태용(33·성남 일화)이 두 차례 깜짝쇼를 펼쳤다. 첫 번째는 그림 같은 ‘바나나킥’, 두 번째는 골키퍼로의 변신.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3 삼성하우젠 K리그 대전 시티즌전. 플레이메이커로 나선 신태용은 전반 31분 왼쪽에서 얻은 코너킥을 오른발로 절묘하게 감아 찼고 볼은 골문 오른쪽 상단 구석에 그대로 꽂혔다. 프로축구에서 ‘코너킥 골’이 나온 것은 2000년 10월 4일 우르모브(당시 부산) 이후 2년9개월여 만이며 통산 11호.

신태용은 3-0으로 앞서던 후반 34분엔 프로 입문 12년 만에 처음 골키퍼로 변신했다. 교체멤버 3명을 다 바꾼 뒤에 골키퍼 김해운이 대전 알렉스와 공중볼을 다투다 목을 다쳐 실려 나가자 자청해서 골문을 지킨 것.

그러나 초등학교 때 골키퍼를 한 적은 있다지만 갑자기 맡은 골문을 제대로 지킬 리는 만무. 신태용은 코너킥 펀칭을 비롯해 5차례 볼을 잡아냈지만 수적 열세(10-11)까지 겹치는 바람에 후반 36분과 44분 대전의 임영주와 알렉스에게 연달아 골을 내줬다. 홈팬의 일방적인 응원을 업은 대전의 대반격을 온몸을 던져 막아내던 신태용은 3-2로 간신히 앞선 가운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안도의 표정과 함께 환한 웃음을 지었다. 성남은 울산 현대와 승점(46)에서 동률을 이뤘으나 득실차(17 대 18)에서 뒤져 2위로 밀렸다. 최근 귀화한 성남의 데니스는 이날 처음으로 유니폼에 한국 이름 ‘이성남’을 달고 공수에서 맹위를 떨쳤지만 공격포인트는 올리지 못했다.

전남 드래곤즈와 전북 현대 모터스, 안양 LG와 포항 스틸러스는 모두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전북의 브라질 용병 마그노는 시즌 16호 골을 터뜨려 득점 단독선두를 질주했다. 2위는 도도(12골·울산).

한편 26일 열린 경기에선 부천 SK가 ‘해결사’ 이원식을 앞세워 부산 아이콘스를 2-1로 제압하고 시즌 개막 4개월여 만에 첫 승을 거뒀다.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부터 22연속 무승으로 통산 최다연속무승 타이(97년 대전 시티즌)를 이뤘던 부천은 이날 승리로 올 시즌 1승5무16패.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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