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출두 이번주가 고비]정대철 마지막 카드는…

  • 입력 2003년 7월 27일 18시 53분


코멘트
이달 말까지 검찰에 출두하겠다고 밝힌 민주당 정대철(鄭大哲) 대표가 정치적 해법 모색을 위한 최후 승부수를 찾는 느낌이다.

정 대표는 순망치한(脣亡齒寒)론을 말한 지 이틀 만인 27일 오후 비가 내리는 가운데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묘지를 찾아 작고한 부모인 정일형(鄭一亨) 이태영(李兌榮) 박사 묘소를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를 또다시 비판했다. 이번에는 당정분리론을 도마 위에 올렸다.

정 대표는 “당정분리는 권위주의 시대에서 대통령이 당권을 휘어잡는 것에 대한 걱정 때문에 나온 것이지만 지금은 (권위주의 시대가 아니므로) 당정 협조가 더 중요하다. 청와대가 권위주의 시대의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황이 미묘해 말을 아끼겠지만 나라고 왜 할 말이 없겠는가”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당 주변에서는 “정 대표가 신당 논의 중재를 통해 시간을 벌면서 청와대측이 ‘대선에서 당의 승리를 위해 애쓰다 생긴 일’이라는 식으로 입장을 표명해 주는 방식의 해법을 모색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 일각에서는 8월 들어 곧바로 임시국회가 열리기 때문에 체포동의안이 처리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정 대표가 출두시기를 늦출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청와대와는 순망치한의 관계라고 했는데….

“순망치한은 대결구도로 이야기한 것이 아니다. 청와대와 당이 서로 보완관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청와대에 대한 문책 인사요구는 유효한가.

“그런 말이 바깥에도 있지 않은가. 청와대도 인사, 운영 문제 등이 있으니 이를 고쳐 가자는 것이다.”

―정 대표 주변에서는 청와대에 대한 강한 배신감을 갖고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하지만 청와대도 시행착오를 겪고 있으니 고쳐가자는 것이다. 그런데 이럴 때 말을 많이 하면 역풍이 불더라. 아무리 진선진미한 말을 하더라도 그렇게 들리지 않을 때가 많다.”

―신당 논의는 어떻게 되나. 노무현 대통령이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나.

“노 대통령이 신당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했으니 지금 와서 신당 추진에 나서면 더 이상하다. 현재 신당 조정회의가 정회상태인데 이달 말까지 결론이 안 나면 당무회의든 전당대회든 빨리 결정돼야 한다. 전당대회로 간다면 2∼3주 안에 열리도록 해야 한다.”

―이달 말까지 검찰에 출두한다고 했는데….

“이달 말까지라는 말도 있는데 아무튼 출두를 미룰 이유는 없다. 동지들과 상의해 결정하겠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