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前대표 지지 의원들과 잇단 외유

  • 입력 2003년 7월 27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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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 숨고르기인가, 본격적인 날 세우기인가.’

한나라당 대표경선에서 최병렬(崔秉烈) 대표에게 고배를 든 서청원(徐淸源.사진) 전 대표가 최근 당과 거리를 둔 채 외연 확대에 나서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서 의원은 경선 때 자신을 도왔던 박혁규(朴赫圭) 심규철(沈揆喆) 등 의원 4명과 원외 지구당위원장 9명을 대동하고 21∼25일 중국 옌볜(延邊)을 방문했다.

옌볜에 있는 한중친선협회 부회장 L씨의 개인 초청에 응한 형식이었지만 당 안팎에선 “최 대표에 대한 세과시다”, “비주류 계보정치를 시작한 것이다” 등의 말이 돌고 있다.

동행했던 한 의원은 “정치 얘기는 하지 않았지만 반장선거를 해도 앙금이 생기는데 대표경선에서 패한 사람의 심정이 오죽하겠느냐. (최 대표와의 화해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거후유증에 따른 서 의원의 숨고르기라는 풀이였다.

그는 이어 “최 대표가 총선을 앞두고 서 의원에게 선대위원장 같은 중책을 맡기면서 손을 내밀면 자연스레 풀릴 수도 있을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서 의원이 ‘포스트 최’를 겨냥해 본격적인 세규합에 나섰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그는 중국 방문 중 “최 대표는 머리를 숙이고 들어가면 밟는 사람이다. 세게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서 의원은 28일 방미 길에 오르는 데 이어 다음달 중순엔 맹형규(孟亨奎) 이원창(李元昌) 김학송(金鶴松) 등 가까운 의원들과 다시 골프 외유를 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대표측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서 대표의 행보에 대해 “중국 방문도 일종의 시위 성격으로 본다”며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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