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에는 최 대표가 시내 모처에서 이 전 총재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모양새를 갖추려고 했으나 이 전 총재가 자신의 감기 기운을 이유로 “집에서 편하게 식사나 하자”고 말해 최 대표가 옥인동을 찾게 됐다.
음식은 이 전 총재의 부인인 한인옥(韓仁玉) 여사가 직접 준비했고 다른 사람들을 모두 물린 채 두 사람만이 식사를 함께했다고 한다. 이 전 총재는 “어려운 시기에 대표를 맡게 됐으니 잘 해주기를 바란다”며 최 대표를 격려했다고 박진(朴振) 대변인이 전했다.
최 대표는 대표경선 때의 ‘삼고초려(三顧草廬) 발언과 관련해 “내년 총선에서 우리 당의 모든 힘을 모아야 한다는 뜻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차원에서 한 얘기였다”고 해명하자 이 전 총재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그냥 웃어넘겼다고 한다.
두 사람은 또 최 대표가 16일 이 전 총재를 빙모상 빈소에서 잠시 만난 후에 “이 전 총재는 정계에 복귀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한 데 대해 언론이 ‘최 대표-이 전 총재의 갈등기류’를 반영한 것이라고 보도한 데 대해서도 얘기를 나눴다. 최 대표는 회동이 끝난 뒤 박 대변인을 통해 “일부 언론에서 오해하는 것처럼 (이 전 총재와) 그런 불편한 관계는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 대표는 이날 내년 총선에서 이 전 총재가 역할을 해달라는 요청을 하지는 않았다고 박 대변인은 밝혔다.
한편 이 전 총재는 옥인동 자택에서 한나라당 중진뿐만 아니라 386세대 옛 측근들과도 잇따라 만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상당수는 내년 총선 출마를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면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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