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반란기도 19시간만에 투항 …소장장교 296명 귀대키로

  • 입력 2003년 7월 27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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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젊은 장교 296명이 27일 군부 내 부정부패 등에 항의하며 수도 마닐라시 중심가 대형 호텔 등을 점거하고 정부군과 중무장 대치하다가 만 19시간 만인 이날 밤 귀대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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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軍부패조사" 제시에 전격 투항결정

AP AFP 등 외신에 따르면 필리핀 육군사관학교 출신 장교들이 주축이 된 이들이 전날 오후 자신들의 반란 음모가 발각돼 체포령이 발동되자 이날 오전 3시(한국시간 오전 4시) 쇼핑센터와 호텔 등이 들어 있는 ‘글로리에타 콤플렉스’에 전격 진입해 주변에 방어용 폭발물을 설치했다. 당시 호텔에는 일본인 30명을 포함해 200여명이 투숙 중이었으나 이날 낮 사상자 없이 풀려났다.

반란군들은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이 투항시한으로 최후 통첩한 오후 5시(한국시간 오후 6시)를 2시간 앞두고 50여명이 투항한 데 이어 밤 10시경 정부가 부패사건을 조사한다는 조건으로 나머지 가담자들도 귀대하기로 합의했다.

반란군 대변인 안토니오 트릴라네스 해군대위는 점거 직후 성명을 통해 “아로요 정부가 필리핀 반군들에게 총기와 화약을 밀매하고 일련의 폭탄테러를 사주했으며 다음달 계엄령을 선포할 계획까지 세워놓았다”며 “필리핀 군 지휘부와 아로요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고 선언했다.

아로요 대통령은 전날 국민 담화를 통해 “일부 소장파 장교들이 주도한 쿠데타 음모를 적발했다”며 “근무지를 무단이탈한 이들을 즉각 검거하라고 군과 경찰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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