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시장 외국계 투신사 약진…9개사 시장점유율 14% 넘어

  • 입력 2003년 7월 27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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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시장에서 외국계 투신운용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과 카드채 신용 불안 등의 여파로 국내 운용사들의 수탁액은 줄어드는 반면 외국계 운용사들은 착실하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것.

▽시장점유율 14% 돌파=21일 현재 외국인이 지분의 50% 이상을 가지고 있는 투신운용사는 모두 9개. 이들의 펀드 수탁액이 투신사 전체 수탁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05%로 2003년 초의 10.80%보다 3.25%포인트, 2002년 초의 7.55%보다 6.50%포인트 높아졌다.

자본시장 불안의 후유증으로 투신권 전체 수탁액이 올해 초 167조7420억원에서 21일 현재 150조9100억원으로 10.03% 줄었지만 9개사의 수탁액은 18조1130억원에서 21조2010억원으로 오히려 17.04% 늘었다.

외국계의 약진은 3월 이후 요동쳤던 채권형 자금시장에서 더 분명하게 나타났다. 3월 초 투신권의 채권형 펀드(장기 중기 단기 채권형 펀드 및 머니마켓펀드) 자금은 125조3370억원. 21일 현재는 105조1140억원으로 16.13% 줄었다.

이에 비해 9개사의 채권형 자금은 15조2710억원에서 16조6480억원으로 오히려 9.01% 늘었다. 시장 점유율은 12.18%에서 15.84%로 3.66%포인트 높아졌다.

▽부실채권 미리 피했다=약진의 가장 큰 원인은 SK글로벌과 카드회사 등의 잠재 부실채권을 미리 피했다는 것. 9개사 가운데 랜드마크 신한BNP파리바 도이치 하나알리안츠 등 4개사는 SK글로벌 채권이 전혀 없었다.

4개사는 “세계적인 기준에 따라 투자를 보류했거나 지난해 10월∼올 1월 SK글로벌의 신용에 이상이 있다고 판단하고 펀드가 보유하고 있던 채권을 매각했다”고 밝혔다.

또 9개사는 카드채 보유비중도 시장 평균보다 적었고 보유했던 채권도 대부분 우량 회사의 채권이었다고 설명했다.

▽은행 판매망 넓히고 협력 관계 강화=판매시장에서 증권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줄고 은행의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외국계 운용사들은 은행 판매망을 넓혀가고 있다.

랜드마크는 기존 국민은행의 판매망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PCA는 HSBC 외환은행 등과 협력관계를 확대하고 있다.

외국계 운용사의 최고경영자(CEO) 들은 정기적으로 별도의 모임을 가지고 펀드 시장 현안에 대한 정부의 금융정책을 논의하고 요구사항을 제시하는 등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한국의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세계적 기준으로 무장한 외국계 운용사들이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외국계 투신사의 수탁액 및 시장점유율 추이 (다위:10억원, %)
2002년 1월 초2003년 1월 초2003년 7월 21일
회사수탁액점유율수탁액점유율수탁액점유율
농협CA00003,1052.06
도이치005310.326650.44
랜드마크2,2131.482,8811.723,8762.57
슈로더1260.086730.404670.31
신한BNP파리바2,7991.874,6862.794,5343.00
외환코메르쯔1,4860.993,0161.802,6701.77
프랭클린템플턴1,4951.002,2841.361,9481.29
하나알리안츠1,8181.212,2961.372,0091.33
PCA1,3770.921,7461.041,9271.28
외국계 총계11,3147.5518,113 10.8021,20114.05
투신사 총계149,805100.00167,742100.00150,910100.00
외국인 지분이 50% 이상인 9개사, 가나다 순, 농협CA는 2003년 4월, 도이치는 2002년 5월 신규 설립됨.
자료:투자신탁협회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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