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준씨 모스크바大 법학부 최우등 졸업

  • 입력 2003년 7월 27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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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학생이 러시아 최고 명문 모스크바국립대(MGU) 법학부를 최우등으로 졸업했다.

25일 이화준(李和駿·23.사진)씨는 알렉산드르 골리첸코프 학부장으로부터 우등졸업자에게 수여되는 ‘붉은 졸업장(크라스니 디플롬)’을 받았다. 국가시험에 이미 합격해 졸업과 함께 러시아 변호사가 된 이씨는 9월부터 영국계 대형 로펌인 클리포드 찬스(Clifford Chance) 모스크바 사무소에서 일할 예정이다.

올해 이 대학 법학부 졸업생 210명 중 우등졸업자는 모두 8명. 이씨는 48개 과목 중 B학점에 해당하는 4점을 받은 4개 과목 외에는 모두 A학점(5점)을 받아 우등졸업자 중에서도 가장 좋은 성적을 받았다.

민법을 전공한 이씨의 졸업논문 주제는 ‘러시아의 외국인 투자법 연구’. 지도교수인 파벨 판크라토프 교수는 “이 논문이 극동 나홋카의 한국공단 조성 사업 등의 구체적 사례를 통해 러시아의 투자 환경을 잘 분석했다”고 평가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 등을 배출한 이 대학 법학부는 졸업이 힘든 것으로 유명하다. 92년 이후 40여명의 한국인 학생이 입학했으나 지금까지 5년 과정을 제대로 마친 것은 이씨가 4번째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철강무역업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 러시아에 온 이씨는 러시아에서 중·고등학교(슈콜라)를 졸업하고 96년 MGU에 입학했다. 슈콜라도 1년 앞당겨 졸업했던 이씨는 “어릴 때부터 함께 공부한 러시아 친구가 많아 외국 학생으로서의 불리함은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모스크바 시검찰청에서 시보(試補)를 했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에 연수하기도 한 이씨는 앞으로 러시아 진출 외국계 기업의 투자를 돕는 투자 전문 변호사로 활동할 계획이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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