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이사람/이창수 제주연동노인회장 자전거 무료수리

  • 입력 2003년 7월 25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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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 버려진 자전거를 수리해 무상으로 나눠주는 70대 열혈 자전거 애호가가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제주시 연동노인회 이창수(李昌秀·77) 회장은 노인회장이라는 직함보다 ‘자전거 전도사’로 더 유명하다.

이 회장은 시간이 날 때마다 제주지역 곳곳을 누비며 버려진 자전거를 모아 집에서 직접 수리한 뒤 동네 어린이나 노인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자전거를 모은 것은 3,4년이 됐지만 지난해 3월부터 본격적인 ‘재생’작업에 나섰다.

이 회장은 “쓸만한 자전거가 길거리에 버려진 것을 보고 안타까웠다”며 “군데군데 녹슬어 볼품이 없지만 조금만 수리하면 훌륭한 자전거가 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손을 거쳐 주변에 나눠진 자전거는 지금까지 모두 30여대. 지금도 이회장의 집에는 30여대의 자전거가 정원과 창고에서 수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 회장이 자전거와 인연을 맺은 것은 17년 전. 정확한 병명조차 모른 채 폐와 심장에 이상이 있다는 진단을 받고 절망의 시기를 보내다 재기를 위해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지금은 매일 아침 제주시에서 북제주군 애월읍까지 25km를 자전거로 왕복할 정도로 건강을 회복했다. 이 회장은 4년 전 제주사이클동호회를 조직해 초대 회장을 맡기도 했으며 사이클 국제심판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노인회에 자전거 제자들이 생기면서 활기가 넘치고 있다”며“자전거는 열손가락을 꼽고도 남을 정도로 많은 이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임재영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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