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환총무 “부안군수 영웅시 참여정부 맞는가”

  • 입력 2003년 7월 25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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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균환(鄭均桓.사진) 총무가 자신의 지역구인 전북 부안군 위도가 원전수거물관리센터 건설 지역으로 확정되자 정부를 연일 거칠게 비판해 여권을 곤혹스럽게 만들하고 있다.

정 총무는 25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정부가 무소속인 김종규(金宗奎) 부안군수를 밤중에 데려다가 (승인서에) 도장을 찍게 했다”며 “정부가 군수를 격려하고 영웅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틀 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김 군수에게 “용기를 잃지 말라”고 전화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정 총무는 또 “참여정부가 그 흔해 빠진 공청회도 열지 않고 오히려 22일 경찰을 투입해 평화적 집회를 하고 있던 부안 주민 1만5000여명을 무차별 난타했다”며 당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결국 이날 10여분 동안 정 총무의 정부 비판이 이어지자 정대철(鄭大哲) 대표는 관련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진상 조사에 나서도록 했다.

당 안팎에서는 정 총무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지역구 의원으로서 당연한 행동”이라며, 특히 정 총무가 비주류의 간판격인 만큼 신당추진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정부 비판의 강도를 한층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이날 회의에서 부안 관련 특위 위원장을 맡기로 한 비주류 최명헌(崔明憲) 고문을 비롯해 이협(李協) 김성순(金聖順) 의원 등 중도파들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주류측의 한 의원은 “새만금 논란과 평창 동계올림픽 재유치 시도에 따른 무주군민들의 반발 등 전북에서만 ‘트리플 악재’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까지 정부 비판에 가세할 수도 없는 것 아니냐”며 주류측의 곤혹스러운 분위기를 전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오늘까지 집권여당” 발언속뜻 해석 분분▼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총무가 25일 자신의 지역구인 전북 부안 위도에 원전수거물관리센터 건설이 확정돼 주민들의 시위가 빗발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오늘까지는 집권 여당이기 때문에 여당으로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말해 발언의 속뜻을 놓고 추측이 분분하다.

정 총무의 한 측근은 “최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탈당설이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를 기정사실화해 나온 것 아니냐”고 해석했고, 또 다른 측근은 “신당 논의와 관련해 주류측과 결별할 때가 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 측근은 “정 총무가 평소 ‘내가 오늘 그만두더라도’라는 표현을 자주 쓰고, 발언 당시 기분도 좋지 않은 상황이었던 만큼 여당으로서 열심히 하자는 뜻으로 한 말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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