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관 교수 70∼80년대 日誌에 한국 군부독재 고발 칼럼

  • 입력 2003년 7월 25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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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생’이라는 필명으로 70, 80년대 한국 군사정부의 인권탄압 상황을 전 세계에 고발했던 지명관 한림대 교수. 오른쪽은 ‘세카이’지에 실린 ‘한국으로부터의 통신’. -동아일보 자료사진
‘T·K 생’이라는 필명으로 70, 80년대 한국 군사정부의 인권탄압 상황을 전 세계에 고발했던 지명관 한림대 교수. 오른쪽은 ‘세카이’지에 실린 ‘한국으로부터의 통신’. -동아일보 자료사진
지명관(池明觀·79) 한림대 석좌교수가 25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1970∼80년대 일본의 진보성향 월간지 ‘세카이(世界)’에 연재됐던 ‘한국으로부터의 통신(韓國からの通信)’의 필자 ‘T·K生’은 나였다”고 밝혔다.

‘한국으로부터의 통신’은 10월유신 이듬해인 73년부터 88년까지 군부 독재 정권의 인권 유린과 한국인의 민주화 열망을 세계에 알렸던 칼럼으로 지 교수가 스스로 집필자 T·K生임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한국으로부터의 통신’은 국내 저항 지식인들과 학생들의 ‘필독 칼럼’이었으며 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때에는 ‘어둠의 기록’ 등으로 학살의 실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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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화자료 외국인 선교사에게 받았다”

지 교수는 1964∼66년 ‘사상계’ 마지막 주간을 지내며 한일수교회담 반대 투쟁을 벌인 뒤 72년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고 74년부터 일본 도쿄여대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20년 만인 93년 귀국했다. 지 교수는 “한국의 민주화 운동은 드높은 사상적 이념과 숭고한 자기희생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많은 지지를 받았다”며 “그러나 민주화운동세력들이 통합을 이뤄가기보다 자꾸 권력 나눠 먹기로 분열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 교수와 한국 내 민주화운동 소식을 전해준 국내외 종교인들은 29일 기자회견을 갖고 당시 상황과 T·K生에 대해 밝히며 ‘세카이’지는 8월 초 발매되는 9월호에 지 교수 인터뷰 기사를 실을 예정이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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