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위대한 정복자들에게…' 사랑마저 이용한 정복자

  • 입력 2003년 7월 25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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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정복자들에게 배우는 성공의 기술/김후 지음/419쪽 1만5000원 이마고

흔히 얘기되는 바이지만 역사는 주로 승자의 관점에서 기록된다. 정복자들은 온갖 위대한 인품을 두루 갖춘 인물로 묘사되며 그들의 악행은 은폐되기 마련이다.

책의 부제대로 저자는 ‘카이사르부터 칭기즈칸까지’ 역사 속의 정복자들을 아우르며 두 번의 뒤집기를 시도한다.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그 첫 번째는 정복자들의 위선과 실수를 드러내는 뒤집기다. 두 번째의 뒤집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뒤집기다. 비정하고 잔인하며 탐욕스러웠고 배신을 밥 먹듯이 했지만 역사 속의 정복자들은 그 정복에 값할 만한 위대성을 지니고 있었다.

칭기즈칸은 가장 어려울 때 자신을 도왔던 동지 자무카와 아버지처럼 자신을 보살펴준 토릴 완칸을 제거한 뒤에야 비로소 몽골을 온전히 통일할 수 있었다. 진을 멸망시킨 항우를 제치고 유방이 천하를 통일한 것 역시 그가 배신과 기만을 잘 활용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배신이 무조권 권력을 가져다 준 것은 아니다. 브루투스는 자신을 아들처럼 아껴준 카이사르를 암살했지만 뚜렷한 목표를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배신자의 전형으로 낙인만 찍혔을 뿐 아무 것도 이루지 못했다.

역사 속의 정복자들은 자신들의 행동을 교묘하게 위장하거나 부풀릴 줄 알았다. 제갈량의 ‘읍참마속’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지만 그 또한 치밀한 계산에 의한 행동이었다. 아끼는 인물이지만 경험이 부족한 그를 전쟁터로 내몰았고 책임을 뒤집어씌운 데는 군의 사기와 후대의 평가까지 염두에 둔 철저한 고려가 깔려 있었다.

사랑마저도 정복자들은 치밀하게 활용했다. 특히 여성 권력자들에게 사랑은 든든한 전략자원이었다. 러시아의 여제 예카테리나 2세의 수많은 연인들은 그를 위해 절대적인 충성을 바쳤다. 클레오파트라는 카이사르와 안토니우스를 잇달아 연인으로 만들어 조국 이집트를 지켜냈다.

그러나 저자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식의 ‘마키아벨리즘’을 옹호하기 위해 이 책을 쓴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동화 속처럼 선악이 뚜렷이 구별되는 이상향’이 아니며, 정복자들의 참모습을 직시할 때 비로소 그들의 업적을 우리의 ‘플러스인 요인’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간은 고귀한 가치를 탐구하면서 다른 생명들을 위해 고뇌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철저한 정글의 법칙에 따라 냉혹하게 경쟁자를 제거한다. 그 올바른 가르침을 찾지 못한다면 우리는 과거에 누군가 범한 실수를 되풀이하게 될 것이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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