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방송위, 강동순 감사임명은 사장 견제용 카드?

  • 입력 2003년 7월 24일 19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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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순 KBS 심의위원(58.사진)이 22일 감사에 임명되자 ‘의외’의 인사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강 신임 감사는 정연주 KBS 사장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밝혀 온 인물로 그가 사내 2인자인 ‘감사’에 임명된 배경에 대해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는 것. 그는 심의평가실장 방송문화연구원장 시청자센터장을 지냈으며 이사회의 추천을 얻어 방송위원회로부터 임명됐다.

감사는 KBS의 업무 및 회계를 감사하고 이사회에 출석해 의견을 진술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어 편성 및 행정에 관해 광범위한 의견 제시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강 신임 감사가 정 사장의 KBS 운영 방침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유지할 경우 KBS의 내홍이 빚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BS 관계자는 이번 인사의 배경에 대해 “강씨가 이사회에서 ‘똑 부러지게’ 밝힌 소신이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강씨는 박권상 사장 때도 인사 문제를 지적한 서신을 들고 사장실을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KBS이사회는 15일 최종 후보 2명을 두고 표결을 실시했으며 강씨는 11표 중 8표의 지지를 얻었다. KBS의 한 이사는 “처음으로 표결을 통해 감사 후보를 선출했다”며 “이사회가 더 이상 ‘거수기’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암묵적인 동의가 ‘의외’의 결과를 낸 것 같다”고 말했다.

강 감사 임명에 대한 KBS 내부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한 관계자는 “선뜻 말하기 어려운 요즘의 KBS 분위기에서 주관이 뚜렷한 강 감사가 정 사장의 독주를 견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원로에 대한 배려’ 정도로 인식되던 KBS 감사 자리에 강씨가 임명됨으로써 예산집행 등을 둘러싸고 정 사장과 갈등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KBS노조도 성명을 내고 “강씨가 ‘클린 KBS’의 얼굴로 추천된 것은 석연치 않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강 감사는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사사건건 문제를 제기하기보다 발전적인 감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재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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