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許농림장관 임명까지]23일 발표직전 高총리 "재검토"

  • 입력 2003년 7월 24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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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金泳鎭) 전 농림부 장관이 사표를 낸 이후 8일 만에 이뤄진 허상만(許祥萬) 신임 장관의 낙점은 우여곡절 끝에 이뤄졌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지난 주말 이후 장관 후보자 5, 6명을 직접 청와대로 불러 개별 면담을 계속했고 대통령비서실의 인사위원회가 고심 끝에 올린 장관 내정자에 대해서도 두 차례나 재검토를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노 대통령은 인선과정에서 “농림부 장관감 구하는 게 총리감 구하는 것보다 더 힘들다”고 실토했을 정도다.

23일 오전에는 민병채(閔丙采) 전 경기 양평군수가 사실상 내정됐으나 발표 직전 고건(高建) 국무총리가 “다시 논의해보자”고 노 대통령에게 건의해 발표가 보류됐고, 23일 오후 9시부터 11시50분까지 청와대 별관에서 고 총리와 대통령비서실 인사위원 8명이 3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청문회식 집단 인터뷰를 갖는 초유의 상황도 벌어졌다.

이같이 인선에 진통을 겪은 것은 도하개발어젠다(DDA)와 자유무역협정(FTA) 등 국제통상 현안에 대한 협상능력을 갖춘 적절한 인물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 민 전 군수가 막판에 탈락한 것도 민선군수 경력만으로는 대외협상을 주도하기에 다소 부족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집단 인터뷰 때에도 통상교섭본부의 도움을 받아 대외협상에 대한 식견을 집중적으로 확인했다.

허 신임 장관은 미국과 일본에서 객원교수를 하면서 농업분야의 해외 인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호남 몫 배려 등도 낙점에 상당한 요인이 됐다.

고 총리는 24일 오전 국무위원 임명 제청서를 노 대통령에게 전달, 헌정사상 처음으로 문서를 통해 제청권을 행사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허상만 새 농림장관 프로필▼

노무현 대통령이 국회의원이던 98년 동향으로 의원 보좌관이던 서갑원(徐甲源) 대통령의전비서관의 소개로 노 대통령과 첫 인연을 맺었다. 이후 노 대통령과 교분을 이어 왔고, 지난해 대선 때도 공식 직책은 맡지 않았지만 농업분야에서 많은 자문을 했다.

순천대 총장 재직 때는 교수 임용제도를 개혁했고, 정부 예산을 따내기 위해 수시로 상경해 국회의원들을 설득하는 등 추진력도 강하다. 지역 환경단체나 시민단체 활동에도 적극 참여해 왔다. 허경만(許京萬) 전 전남지사의 6촌동생.

△전남 순천(60세) △전남대 농대(농학박사) △순천대 농업과학연구소장 △순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미국 미주리대·코넬대 객원교수 △순천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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