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모교 고려대서 특별강연“영광은 준비하는 자의 것”

  • 입력 2003년 7월 24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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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대표팀의 대들보로 활약하다 미국프로축구로 진출한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LA갤럭시)가 24일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스포츠전문인으로서의 국제경쟁력’이란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박주일기자
한국축구대표팀의 대들보로 활약하다 미국프로축구로 진출한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LA갤럭시)가 24일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스포츠전문인으로서의 국제경쟁력’이란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박주일기자
“항상 준비하는 자세가 인생을 바꿉니다.”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34·LA 갤럭시)는 인생에서도 ‘준비된 리베로’였다.

24일 오후 모교인 고려대 인촌기념관 강당. 홍명보는 재학생과 청소년, 일반 시민 등 1000여명 앞에서 ‘스포츠 전문인으로서의 국제경쟁력’이란 주제로 1시간 동안 특별강연을 했다.

“제 생애 가장 기뻤던 순간은 지난해 열린 월드컵축구대회였습니다.” 이렇게 말문을 뗀 홍명보는 “90년부터 4번 연속 월드컵에 출전해 사상 첫 승과 4강이란 성과를 거둔 것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그때 처음 축구를 한 것을 자랑스럽게 느꼈다”고 말했다.

그에게도 콤플렉스는 있었다. 광희중 시절 키가 1m50, 동북고에 진학해서도 한동안 1m60 정도밖에 되지 않았던 것. 그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홍명보는 “죽을힘을 다해 기술연마에 매진했다”고 털어놨다. “어느 경기든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뛰었다. 참고 인내했기에 이 자리까지 왔다고 생각한다”는 말에서 중고교 시절 그의 절박했던 심정을 읽을 수 있다.

대학 때는 또 다른 고민에 빠졌다. 뛰어난 후배들이 입학하는 바람에 포지션이 미드필더에서 최종 수비수로 밀린 것. 그러나 그는 결국 수비수로 국가대표에 선발돼 한국축구의 ‘영원한 리베로’가 됐다.

고려대 체육교육학과 87학번인 홍명보는 이날 세 가지를 강조했다. 자신의 콤플렉스를 발전의 기회로 삼을 것, 참고 기다리는 자세, 항상 미래를 준비할 것 등이다. 이는 그의 인생 지침이기도 하다.

홍명보는 축구부 후배들에게는 “공을 잘 차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업도 열심히 들어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축구인으로 성장하라”고 즉석에서 충고하기도 했다. “저의 최종 목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도자가 되든 행정가가 되든 준비돼 있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언제나 내일을 위해 준비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홍명보는 “강의하기 전 심정은 월드컵 8강 스페인전 승부차기에서 마지막 키커로 공을 향해 갈 때처럼 떨렸다. 그런데 준비한 내용의 절반도 얘기하지 못하고 시간이 다 가버렸다”며 아쉬워했다.

2003피스컵코리아에 출전하기 위해 귀국했던 홍명보는 이날 일본으로 출국, 2박3일간의 일정을 마친 뒤 미국으로 돌아간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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