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BIS비율 9%로 낮춘다…당정, 규제완화 기업대출 확대

  • 입력 2003년 7월 24일 1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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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여당은 시중 여유자금이 기업으로 흐를 수 있도록 은행에 대한 재무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비율 기준을 낮추고 기업어음(CP) 발행대상 기업을 늘리는 등 기업의 직접금융을 지원키로 했다.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4일 민주당과 당정협의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기업금융 활성화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금감위는 금융감독 규정을 개정해야 하는 사안은 하반기부터 즉시 시행하고 관련 법령을 고쳐야하는 사안은 관계부처와 협의해 이른 시일 안에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BIS비율 낮춰 67조원 대출여력 확보=우선 은행경영실태평가시 BIS비율 1등급 기준을 7월부터 2004년 12월까지 한시적으로 종전 10%에서 9%로 낮춰 기업대출을 늘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금감위의 김석동(金錫東) 감독정책1국장은 “국내 전 은행이 1%포인트씩 BIS비율을 하향조정하면 67조원 가량의 기업대출 여력이 생긴다”며 “은행의 BIS비율 기준을 낮춘 것은 2001년 1월 BIS 목표비율을 하향조정한 이후 두 번째”라고 설명했다.

보험사 경영실태 평가에도 기업여신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종전 100%에서 기업신용평가등급에 따라 50∼100%로 차등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증권시장과 관련해 3·4분기(7∼9월) 중 인수 및 공모제도를 개선해 기업공개시 공모가액의 90%로 규정된 시장조성 의무를 완화할 계획이다.

▽경기불투명으로 효과는 미지수=이번 방안의 주요 내용은 금융회사의 건전성 규제를 탄력적으로 운용해 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 능력을 늘리고 증시규제를 완화해 기업이 자금조달을 쉽게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는 데 모아진다.

하지만 현재 기업금융이 침체된 것은 금융회사의 기업여신 관행이나 제도적인 한계 때문 이라기보다는 경기불투명으로 투자를 회피하는 등 기업의 자금수요가 약한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때문에 이번 기업금융 활성화 방안이 가시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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