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기아 ‘이빨 빠진 호랑이’

  • 입력 2003년 7월 24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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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가 벌써 더위에 지쳤나.’

‘야구 명가’ 기아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시즌 초반 삼성과 함께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기아는 전반기 중반부터 부진하더니 후반기 시작하자마자 3연패하며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75경기를 치른 23일 현재 37승36패2무(승률 0.507)로 겨우 5위. 최근 5연승으로 상승세인 한화가 1게임차로 바짝 뒤를 쫓고 있어 5위 자리도 불안한 상황이다.

기아는 올해 두산 진필중 현대의 박재홍을 18억원의 거액을 들여 트레이드해오며 우승 꿈에 부풀었다. 기아는 이미 지난해 다승왕 키퍼를 포함해 리오스 최상덕 김진우 등으로 최강의 선발진을 구성한 상태. 톱타자 이종범과 김종국의 도루 능력도 8개 구단 중 최고다. 여기에 거포 박재홍과 특급 마무리 진필중을 더했으니 개막전부터 기아가 8연승한 것도 놀랄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기아는 날이 더워짐에 따라 슬금슬금 지친 모습을 보이더니 어느새 5위로 쳐졌다. 왜 그럴까.

먼저 용병 원투펀치 키퍼와 리오스의 부진을 들 수 있다. 키퍼는 15경기에서 4승4패 평균자책 4.07에 그쳐 두산으로 트레이드됐다. 리오스는 18경기 6승9패. 지난해 삼진왕에 올랐던 김진우도 폭행사건과 손목 부상으로 1개월 이상 결장하며 기대만큼의 성적은 거두지 못했다.

믿었던 소방수 진필중도 불끄기는커녕 오히려 ‘불쇼’만 벌였다. 올 시즌 구원실패가 총 8번.

중심타자인 박재홍은 허벅지 부상으로 1개월 이상 결장해야했다. 박재홍은 177타수 52안타 7홈런으로 25타점 타율 0.294를 기록하고 있으나 기대에는 한참 못 미친 성적. 벼랑 끝에 몰린 김성한 감독은 분위기 쇄신을 위해 26일 사직 롯데전부터 진필중을 선발로 전환하고 새로운 용병 존슨을 마무리로 투입하기로 극약 처방을 결정했다.

과연 기아가 회생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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