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한국인 메이저리거 6인 ‘중간 기상도’

  • 입력 2003년 7월 24일 17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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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의 희비가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선발투수로 재미를 보지 못했던 김병현(보스턴 레드삭스)은 마무리로 보직 변경된 뒤 최고의 ‘소방수’로 각광받고 있는 반면 전반기 신인왕 1순위로까지 거론됐던 서재응(뉴욕 메츠)과 최희섭(시카고 컵스)은 끝없는 부진으로 빠져들고 있다. 24일에도 김병현은 ‘자책점 0’의 행진을 계속했으나 서재응은 패전의 멍에를 썼다.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을 중간 점검해본다.》

●맑음:김병현과 봉중근

‘언터처블(Untouchable).’ 김병현을 표현하는데 이보다 더 적합한 말은 없다. 그는 선발투수에서 마무리로 변신한 2일부터 11경기 무자책점 행진을 펼치고 있다. 12와 3분의 1이닝 동안 1점도 주지 않고 잡아낸 삼진수는 무려 17개.

그는 24일 홈 팬웨이파크에서 열린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와의 경기에서도 10-4로 앞선 9회 등판, 1이닝을 삼자 범퇴로 막고 간단히 경기를 끝냈다. 김병현이 마무리로 돌아선 이후 보스턴은 20경기에서 13승7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봉중근도 1∼2이닝을 책임지는 확실한 왼손 중간계투요원으로 바비 콕스 감독의 신뢰를 받고 있다. 그는 특히 중간계투임에도 6승(1패)을 거둘 정도로 행운도 많이 따라 팀내에선 ‘러키 보이’로 통한다.

김병현과 봉중근은 둘 다 소속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실시되고 있어 ‘꿩 먹고 알 먹는’ 풍성한 시즌이 예상된다.

●흐림:서재응과 최희섭

루키 서재응과 최희섭은 완전히 발가벗겨졌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이제 서재응이 초구 스트라이크 투구를 좋아한다는 사실과 직구와 체인지업의 단순한 투구 패턴을 보이는 컨트롤 투수라는 점을 알고 있다.

최희섭이 변화구에 약한 타자라는 것도 이미 노출돼 있다.

서재응이 선발등판한 24일 몬트리올 엑스포스전. 몬트리올 타자들은 1회부터 초구를 집중적으로 노리고 타석에 들어섰다. 1회 들어선 몬트리올 타자 9명 가운데 초구에 손을 댄 선수는 5명이고 이중 3명이 안타를 만들어냈다. 결국 서재응은 1회에만 6안타로 5실점해 이걸로 상황 끝. 시즌 5연패의 늪에 빠진 서재응은 새로운 구질 개발이 시급하다.

타격 슬럼프에 빠진 최희섭은 23일과 24일 2경기 연속 선발출전에서 제외됐다. 23일은 상대 선발이 우완투수임에도 더스티 베이커 감독은 그를 기용하지 않았다. 베이커 감독은 최희섭을 마이너리그로 보낼지, 아니면 백업요원으로 쓸지 고민 중이다. 그만큼 상황은 심각하다.

●비:박찬호와 김선우

재활훈련 중인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와 마이너리그로 떨어진 김선우(몬트리올 엑스포스)는 언제 메이저리그로 올라갈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둘은 감독으로부터 단단히 ‘미운털’까지 박혀 있어 그야말로 ‘좌불안석’이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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