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매출은 '고무줄'…매출신장률 산자부 발표와 큰차이

  • 입력 2003년 7월 23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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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업계 ‘빅3’ 업체가 매출 신장률을 자주 부풀려 발표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23일 본보 경제부 유통팀이 올 상반기 중 백화점 3사가 발표한 월별 매출 신장률(전년 동기 대비)과 산업자원부에서 공식 발표한 자료를 비교, 분석한 결과 2.4∼8.3%포인트가량이나 차이가 났다.

특히 이들 백화점은 신장률이 플러스일 때는 산자부 수치(數値)보다 높게, 마이너스일 때는 산자부보다 낮게 발표하는 식으로 실제 매출보다 유리하게 가공했다.

백화점들은 매월 초 직전 달의 매출 신장률을 공개해 왔다. 또 산자부는 이들 3사로부터 공식적으로 자료를 넘겨받아 이를 평균해 백화점보다 열흘가량 늦은 매월 10일 발표했다. 두 수치 모두 기존 점포의 매출액을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한 것으로 기준도 다르지 않다.

산자부가 3월 발표한 이들 3사의 2월 매출은 평균 13.7% 감소했다. 하지만 이보다 앞서 각 백화점이 각자 발표한 2월의 매출 신장률은 ―7.6∼―10.1%였다.

3월 매출 신장률 역시 산자부(―7.1%)와 각 백화점들(―3%대)의 수치에 차이가 컸다.

심지어 실제 매출은 줄었는데도 오히려 소폭 늘었다고 조작한 사례도 적지 않다. A백화점 관계자는 “경기 상황을 고려해 마이너스 신장률을 플러스로 돌린 적이 있다”면서 “다른 업체에서도 이런 사례는 비일비재하다”고 인정했다.

산자부 당국자는 “백화점들에 왜 정부에 보고하는 자료와 언론에 보도되는 게 서로 다르냐고 문제제기를 했으나 고쳐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A증권사의 유통담당 애널리스트는 “증권가에는 백화점들이 내부 보고용, 회계 감사용, 언론 보도용 등 3가지로 매출 자료를 만든다는 소문이 무성하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내부에서도 자정(自淨)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B백화점 관계자는 “업계 내부에서도 이런 잘못된 관행은 바꿔야 한다는 공감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백화점 3사 올해 월별 매출 신장률 (단위:%)
1월2월3월4월5월6월
롯데9.2-7.6-3.1-4.3-1.8-1.5
현대4.7-9.7-3.9-2.41.00.2
신세계8.2-10.1-3.5-3.9-1.30.3
산자부발표5.8-13.7-7.1-10.7-4.9-4.6
산업자원부 자료는 백화점 3사를 종합해 평균한 것. 매출 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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