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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쌍둥이 수술성공에 축하메시지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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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쌍둥이 수술성공에 축하메시지 잇따라

입력 2003-07-23 09:14수정 2009-09-28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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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4일 1초 차로 태어난 사랑, 지혜 자매를 보는 순간 아버지 민승준씨(34)는 어느 한쪽이 세상을 떠나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그러나 엉덩이 부분이 붙어 서로의 얼굴을 쳐다 볼 수도, 껴안을 수도 없는 현실에 민씨의 가슴은 시커멓게 타들어갔다.

민씨는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소아외과 의사들을 찾아 다녔다. 경기 고양시 일산병원 소아외과 황의호(黃毅浩) 교수도 민씨의 방문을 받았다. 황 교수는 “아이들에 대해 민씨와 상담했으며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고 보았다”고 말했다.

민씨는 고민했다. 국내의 의료진을 못 믿는 것은 아니지만 수술 건수가 너무 적었다. 결국 민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PC방을 처분하고 빚을 내 유명 병원을 찾아 해외로 나섰다.

먼저 접촉한 곳이 샴쌍둥이 분리수술로 유명한 런던의 그레이트오몬드어린이병원. 병원 측은 지금까지 23건의 수술 사례 중 쌍둥이 2명이 다 생존한 것은 15건이라고 설명했다.

쌍둥이의 생존율을 조금이라도 높이고 싶었던 민씨는 6월 14일 이란의 비자니 자매 수술을 맡았던 싱가포르의 래플스병원을 찾아 정밀검진을 받았다.

비자니 자매를 만나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으나 이달 8일 이들 자매의 수술 실패 소식은 간담을 서늘케 했다. 그러나 정밀검사 결과 의료진으로부터 “수술 뒤 둘 다 생존할 확률이 85% 이상”이란 소견을 듣고 다시 힘을 냈다.

네티즌의 응원도 민씨에겐 큰 힘이 됐다. 한 네티즌은 “힘들겠지만 조금만 기다리세요. 반드시 성공할 겁니다”라며 응원했다. 다른 네티즌은 “수술도 성공하고 튼튼하게 자랄 겁니다. 제가 기원하겠습니다”라며 자기 일인 것처럼 걱정해줬다.

22일 오후 수술이 시작됐고 5시간 반만에 성공리에 끝났다. 아이들은 모두 안전한 상태다. 그러나 이것은 가장 중요한 한 고비에 불과하다. 앞으로 추가 수술과 재활 치료에 들어갈 돈만 수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사랑, 지혜 자매 돕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한국어린이보호재단(02-336-5242)과 사랑이와 지혜 카페(http://cafe.daum.net/loveinwisdom)에서 모금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날 오후까지 3000여만원이 모아졌다.

수술 성공 사실이 알려지면서 네티즌의 축하 메시지도 쏟아졌다. ID가 ‘민주’인 네티즌은 ‘사랑이와 지혜 카페’에 띄운 글에서 “수술 성공 정말 축하한다. 나도 감격에 겨워 눈물이 난다”며 자신의 일인 양 기뻐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아가들아 축하한다. 너희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기를 많은 사람들이 바란단다”며 격려했다. 민씨 부부의 교통편과 숙소를 제공해온 싱가포르 교민은 물론 말레이시아 교민들도 수술 성공 소식에 한결같이 기뻐하며 모금운동에 나섰다.성금을 내려면 하나은행 계좌(569-910001-06504·예금주 사회복지법인 한국어린이보호재단) 또는 한 통에 1000원이 기부되는 ARS전화(060-700-1233)를 이용하면 된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샴쌍둥이란▲

샴쌍둥이는 1811년 태국(당시 이름은 샴)에서 가슴과 허리 부위가 붙은 채 쌍둥이 형제가 태어나 미국 서커스단원 등으로 전전하며 63세까지 살았던 것에서 이름이 유래됐다.

샴쌍둥이는 수정란이 2개로 분리되던 중 분리가 중단되면서 생긴다. 따라서 일란성 쌍둥이 형태로 태내에서 완전히 분리되지 않은 채 성장한 뒤 출생하게 된다. 분리가 중단되는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다. 몸이 붙는 부위는 머리 가슴 골반 척추 등 다양하다. 이 가운데 가슴과 탯줄이 붙는 흉제대결합이 73%로 가장 많고 다음은 엉덩이와 항문이 붙는 척골결합, 엉덩이와 엉덩이가 붙는 골반결합, 머리끼리 붙는 머리결합 등의 순이다.

샴쌍둥이 발생 확률은 5만∼10만명당 1명꼴로 드문 편이다. 샴쌍둥이 10명 중 6명은 태어나기 전에 죽고 35%는 출생 후 24시간 내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계에 처음 보고된 샴쌍둥이는 1100년 영국에서 엉덩이와 어깨가 결합된 상태로 태어난 쌍둥이다. 세계 통계를 보면 1987년까지 가슴이 붙은 쌍둥이가 분리수술 후 둘 다 생존한 경우(29.2%)보다 둘 다 사망한 경우(35.4%)가 많다. 나머지 35.4%는 한쪽만 살아남았다.

국내에선 지금까지 7쌍의 샴쌍둥이 분리 수술이 시도됐고 일부 성공해 현재 7명이 생존해 있다. 샴쌍둥이 분리 수술은 한양대병원이 4건을 했고 경희대의료원,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부산지역 병원에서 각각 1건씩 시술했다.국내에서는 1990년 한양대병원 소아외과 정풍만 교수가 가슴이 붙은 샴쌍둥이 형제의 분리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1994년 연세대 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소아외과 황의호 교수가 분리 수술에 성공한 샴쌍둥이는 가슴뿐만 아니라 심장, 간까지 공유하고 있어 분리에만 9시간에 걸친 고난도 수술이 행해지기도 했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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