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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CEO 전횡막고 투명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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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CEO 전횡막고 투명경영”

입력 2003-07-22 18:19수정 2009-09-28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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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기업지배구조헌장 선포식에서 곽주영 사장(왼쪽에서 세번째) 등이 선포 버튼을 누르고 있다. 사진제공 KT&G

《“투명한 기업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22일 정오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실. 사장, 사외이사, 노조위원장, 소액주주 대표 등 4명이 단상에 올라 손을 굳게 잡았다. 지난해 민간기업으로 다시 태어난 KT&G(옛 담배인삼공사)가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선포하는 순간이었다. 국내 기업들도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한창 벌이고 있지만 ‘헌장’까지 만들어 선포한 것은 KT&G가 처음이다.》

1951년 담배와 인삼을 공급하는 전매청으로 출발한 KT&G는 공기업 시절을 거쳐 지난해 10월 정부 지분을 완전히 매각하면서 민영화됐다. 대한투자신탁증권이 7.4%지분으로 최대주주.곽주영(郭周榮) 사장은 “이번 헌장에는 지구상에서 가장 투명하고 효율적인 기업이 되겠다는 KT&G의 의지가 담겨있다”고 말했다.

▽경영진의 전횡을 막아라=KT&G처럼 지분이 분산된 기업일수록 최고경영자(CEO)의 독단을 막기 위한 견제가 필수적이다. KT&G는 사외이사가 사장을 추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사장의 심사기준도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성과관리위원회에서 정한다.

선임 사외이사인 박종규(朴鍾圭) KSS 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기아자동차를 예로 들며 “CEO 1인의 장기집권은 위험하고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기업인의 올바른 역할을 고민하는 모임인 바른경제동인회의 창립 멤버. 자신도 경영을 아들이 아닌 전문 경영인에게 맡겨 화제를 낳기도 했다.

▽활발한 이사회 활동=KT&G의 이사회는 13명 가운데 10명이 사외이사다. 국내 기업 가운데 사외이사 비율이 가장 높다. 이사회는 시간을 절약하고 출석률을 높이기 위해 매번 조찬으로 진행된다.

사외이사들의 지적으로 안건이 부결되거나 수정되는 경우가 다반사. 2001년 국내 어느 케이블방송에 투자하려던 계획은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사외이사들의 지적에 따라 토론 끝에 부결됐다. 올해만 해도 안건이 수정된 경우가 30%에 이른다.

이영태(李泳泰) 기획조정실장은 “이사회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사회 산하 전문위원회를 적극 활용한다”고 소개했다.

▽주주를 위해=이날 발표된 헌장에는 주주, 이사회, 감사기구 외에 공시(公示)에 대한 조항이 눈에 띈다. 공시 책임자는 공시의 내용을 이해하기 쉽도록 작성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 이영태(李泳泰) 기획조정실장은 “말로만 주주 중시 경영이 아니라 사소한 것부터 챙기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헌장 선포를 앞두고 이사회에서 지배구조 대신 경영구조나 관리구조라는 단어를 쓰자는 의견이 나와 공감했지만 일반화된 용어라서 어쩔 수 없었다”고 전했다. 기업에서 누가 누구를 지배한다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의미였다.

KT&G 이사회 산하 전문위원회
명칭구성역할
운영위원회사외이사 4
상임이사 1
△이사회 의제 선정 및 운영기준 설정
△위원회 위원 선임에 대한 사전 심의
△정관 및 주요 사규 변경 사전 심의
△주요 신규 투자 계획 사전 심의
성과관리위원회사외이사 4△사장후보 심사기준 사전 심의
△사장후보와 체결한 경영목표 등에 대한 계약조건
사전 심의
△임직원 보수 및 퇴직금 사전 심의
△사장 평가 및 보상 사전 심의
감사위원회사외이사 3
상임이사 1
△회계 및 업무 감사
△주주총회 제출 의안 조사 및 진술
△임시주총 소집 청구
공익위원회사외이사 5△기업 가치관 및 윤리정책 입안
△이사 윤리행동 강령 설정 및 관리
△소비자와 잎담배 경작농민 보호 관계 사항 심의
△노사관계 및 종업원 후생복지 관련 사항 심의
비상설 위원회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상임이사후보자격심사위원회, 사장후보추천위원회가 있음. 자료:KT&G

홍석민기자 smhong@donga.com

▼'IT 회계'로 조작-왜곡 추방▼

화장품과 생활용품 등을 생산하는 태평양에서는 현업 부서가 회계처리를 회사의 정보처리시스템을 통해 직접 한다. 업무와 관련된 회계 작업은 한번 입력하면 삭제할 수 없고 수정만 할 수 있다. 이 기록은 고스란히 남는다. 매출을 부풀려 계상하는 회계 조작을 기술적으로 차단하고 있는 것.

이는 정보기술을 통해 회계투명성을 강화하려는 고(故) 서성환(徐成煥) 전 회장의 ‘디지털 드림 컴퍼니’ 비전을 구체화한 것. 지난해 생산, 판매, 구매, 물류, 신제품 개발, 인력 관리 등 모든 업무를 통합한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생긴 변화다.

태평양은 8명의 이사 중 2명을 사외이사로 채우고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2명으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를 운영하는 등 내부통제 절차도 강화했다. 6월부터 외부의 회계 법인에 의뢰해 구매, 생산, 원가 등 재무 관련 업무를 분석하고 회계 투명성과 윤리경영 등을 평가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투명한 경영을 바탕으로 태평양은 지난해 1조575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1349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부채비율은 43.34%.

한국회계학회(회장 이남주 서강대 교수)는 태평양, 한국단자공업주식회사, 위스컴 등 3개사를 제3회 투명회계 대상 수상 기업으로 선정하고 22일 시상식을 가졌다. 금융업을 제외한 630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자체 개발한 회계투명성 평가 모델을 이용해 평가했다.한국단자공업은 매월 회사의 현황을 종업원에게 공개하고 중간배당제도와 ERP시스템을 도입했다. 위스컴은 부채비율 24.48%로 재무구조가 건실한 데다 ERP시스템을 구축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회계학회 곽수근(郭守根·서울대 교수·경영학) 투명성평가위원장은 “회계투명성 강화를 위해서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이 필수적”이라며 “기업의 회계투명성 등급을 정기적으로 조사해 공개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회계학회는 이날 국민은행 김정태(金正泰) 행장, 삼일회계법인 서태식(徐泰植) 명예회장에게 제1회 회계발전공로상을 수여했다.

박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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