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공화당이 美과학 죽인다”…첨단연구 지원 끊어

  • 입력 2003년 7월 22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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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은 과학자를 싫어한다.’

미국의 집권 공화당이 과학자들을 멀리하는 바람에 필요한 연구가 제때 이뤄지지 못해 과학기술 분야에서 미국이 주도적 위치를 잃게 될 수도 있다고 월간 워싱턴 먼슬리 최신호가 지적했다.

2001년 8월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인간의 존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종교계 일각의 우려를 받아들여 “지금까지 추출된 60개의 줄기세포 연구 외에 더는 지원금을 주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연구에 사용할 수 있는 줄기세포는 많이 잡아도 30개를 넘지 않는 것으로 이후 밝혀졌지만 어쨌든 정부 지원금은 동결됐다. 절제만을 강조하는 성교육이 10대의 임신 문제를 해결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데도 부시 행정부는 순결교육에 막대한 예산을 쏟고 있다. 이 잡지는 “과학계의 일반적인 입장과 동떨어진 과학정책이 입안되는 원인 중 하나는 과학계 인사 중 민주당 지지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과학자와 공화당 사이에 틈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후반 리처드 닉슨 대통령 시절. 학계를 휩쓴 반전 대열 속에서 학자들이 공화당에 등을 돌렸다. 이후 닉슨 대통령은 “모두 민주당주의자들”이라며 백악관의 과학자문팀을 없애버렸다.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하원의장이었던 뉴트 깅리치는 지질학 생물학 관련 연구기관 등의 예산을 삭감하는 데 앞장섰으며 의회 내 과학기술정책 관련 핵심연구기관이던 의회 기술평가사무소도 폐쇄했다.

부시 행정부 들어서도 과학 관련 이슈는 늘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미 식품의약국(FDA) 소장은 20개월, 백악관과학자문관은 7개월간 공석이었다. 과학자문관은 지위가 강등됐으며 신뢰도가 떨어지는 사람이 과학 관련 요직에 지명되는 일도 종종 있었다. 한 예로 지난해 말 부시 대통령이 FDA의 출산 관련 약품자문위원회 담당자로 임명한 데이비드 헤이거는 “여성들이 생리 전 증후군을 완화하려면 기도를 해야 한다”는 글을 써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는 것.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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