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흐르는 한자]<598>治 水(치수)

  • 입력 2003년 7월 22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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治 水(치수)

治-다스릴 치災-재앙 재 洪-넓을 홍

輸-보낼 수傾-기울일 경 症-증세 증

治는 수(물 수·水와 같음)와 台(기쁠 이, 별 태)의 결합이다. 여기에는 깊은 뜻이 들어 있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그것은 물의 속성이자 ‘順理’(순리)이기도 하다. 따라서 모든 것을 순리(수)에 맞게 처리하면 누구나 만족하게 된다(台)는 것이 治의 본뜻이다. 治는 또한 ‘順理에 맞게’ 다스리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대체로 물과 인간의 관계는 크게 生存(생존)과 利用(이용)의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 먼저 生存의 경우, 물은 자칫 엄청난 災殃(재앙)을 가져오기도 하는데 洪水(홍수)가 그것이다. 구약 創世記(창세기)에 보이는 ‘노아의 方舟(방주)’나 중국신화에 보이는 ‘堯(요)임금 때의 洪水’는 대표적인 경우다.

또 모든 생명체에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 물이다. 인간도 예외일 수는 없다. 우리 몸의 70%가 물로 되어 있으며 성인 남자의 경우, 45L에 해당된다고 하니 우리 몸을 두고 ‘움직이는 물통’이란 말이 나올 만도 하다.

다음은 利用의 측면이다. 농·공업 용수는 물론 發電(발전)과 輸送(수송)에서 물이 지니고 있는 산업적인 가치는 엄청나다. 특히 산업사회가 된 지금, 물은 그 자체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 21세기 중반이 되면 인류는 ‘물의 전쟁’을 겪게 될지도 모른다는 경고가 있다.

이처럼 무한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그러면서도 인간의 생존에 필수불가결한 물을 유익하게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治水다. 곧 ‘물을 다스리는 것’으로 물도 불처럼 ‘잘 쓰면 靈藥(영약), 못 쓰면 死藥(사약)’이 되기 때문이다.

治水의 대표적인 경우는 禹(우)임금을 들 수 있다. 9년 동안 千辛萬苦(천신만고) 끝에 성공하여 마침내 天子(천자)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이 때부터 治水는 통치자가 가장 먼저 해야 할 王業(왕업)이 되었으며 治水 그 자체가 治民(치민), 곧 政治(정치)를 의미하기도 했다. 孟子(맹자)에 보면 白圭(백규)가 자신의 治水를 정치적인 공적으로 자랑하는 대목이 보이며 우리의 경우도 역사적으로 漢江(한강)을 다스리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傾注(경주)했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물 자체를 다스리는 것은 對症療法(대증요법)에 불과할 뿐이다. 보다 근원적인 방법으로는 山을 다스리는 것, 곧 治山(치산)이다. 그래서 治山治水라는 말이 나왔다. 벌거숭이가 된 산 때문에 엄청난 홍수 피해를 보았던 예가 있었다.

鄭 錫 元 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sw478@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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