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장 NGO출신 농부 내정

  • 입력 2003년 7월 21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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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회장에 웬 농사꾼?’

정부는 신임 한국마사회 회장에 시민운동단체 출신의 농업인인 정성헌(鄭聖憲·57.사진)씨를 유력 후보로 내정하고 농림부 장관 인선 발표 직후 임명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과거 마사회장에 친(親)정권 성향의 정치인이나 군인 출신을 앉히는 바람에 마사회가 정치 자금 스캔들의 ‘진원지’처럼 인식돼온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YS 정부 때는 당시 집권 민주계의 오경의, 김봉조 전 의원이 마사회장을 지냈고 DJ정부 때는 군 출신인 오영우, 서생현, 윤영호씨가 마사회장을 지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1일 “마사회의 경우 가만히 있어도 경마꾼들이 몰려오기 때문에 수익성을 중시하기보다는 조직을 혁신하는 개혁적인 인물이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정씨는 1991년부터 7년 동안 ‘우리 밀 살리기’ 운동본부장을 맡아 수입개방을 적극 반대했던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87년 6월 민주화계승사업회 상임운영위원장을 맡기도 했으며 지금은 고향인 강원 춘천시 북삼면 산골마을에서 논밭 7000여평을 경작하고 있는 농사꾼이다. 그러나 오랜 시민활동을 통해 아이디어가 많은 인물이라는 게 청와대측의 평가다.

농사를 지으면서도 남북강원도협력협회 이사장과 한국DMZ평화생명마을추진위원회 공동대표를 맡아 아직도 시민활동에서 손을 떼지 않고 있다. 춘천고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온 정씨는 77년부터 94년까지 가톨릭농민회 조직부장과 교육부장 사무국장 부회장 등을 지내 농민운동에도 적극 간여했다. 정찬용(鄭燦龍) 대통령인사보좌관과는 시민운동을 하면서 알게 된 선후배 사이로 알려졌으며 개인적으로도 친한 사이라는 후문이다. 청와대는 한때 정씨를 농림부 장관 후보로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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