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교사 “NEIS강행 교장 고소 부모님 서명 받아오라”

  • 입력 2003년 7월 21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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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교사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과 관련해 학교장을 고소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학부모 위임장을 받아오도록 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제주 북제주군 H고교 하모 교장(57)은 최근 제주도교육청 홈페이지 게시판에 ‘학교장의 눈물’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 같은 사실을 폭로했다.

하 교장은 글에서 “학교장을 형사고발하고 민사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위임장에 서명 날인해 보내 달라는 문건이 학생들을 통해 학부모에게 배부됐다”며 “열 번도 더 고민하다가 교육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게재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하 교장은 “학생의 인권보호라는 명분이 교장을 고발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하 교장은 “교사가 학생에게 교장을 고발하는 서류를 나눠주며 부모님의 도장을 받아오라고 시키는 현실이 마음 아프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이 학교 김모 교사는 10일 2학년 학생 180여명 가운데 30여명에게 교육감 고소용 위임장, 학교장 고소용 위임장, 민사소송용 위임장 등을 배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 교사는 “NEIS를 강행해 당연히 보호받아야 할 학생들의 정보인권이 침해받고 있다”며 “사전에 충분한 설명을 했고 희망자에 한해 (위임장을) 나눠줬다”고 말했다.

전교조 제주지부 관계자는 “NEIS에 수록된 학생들의 신상정보를 삭제해 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낸 뒤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학교장과 교육감을 상대로 민형사상의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제주=임재영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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