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쌍둥이 민사랑-지혜양 이달중 싱가포르서 분리수술

  • 입력 2003년 7월 20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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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분리수술 도중 숨진 이란의 샴쌍둥이 비자니 자매가 수술을 받기 전 싱가포르 래플스 병원의 바로 옆 병실에 입원 중이던 한국인 샴쌍둥이 자매 민사랑 민지혜양과 기념촬영을 하며 다정한 한때를 보내고 있다. -사진제공 민승준씨
7일 분리수술 도중 숨진 이란의 샴쌍둥이 비자니 자매가 수술을 받기 전 싱가포르 래플스 병원의 바로 옆 병실에 입원 중이던 한국인 샴쌍둥이 자매 민사랑 민지혜양과 기념촬영을 하며 다정한 한때를 보내고 있다. -사진제공 민승준씨
태어난 지 4개월 된 한국인 샴쌍둥이 자매 민사랑 민지혜양이 이달 중 싱가포르 래플스 병원에서 분리수술을 받는다. 래플스 병원은 7일 분리수술 도중 숨져 전 세계를 슬프게 했던 이란의 샴쌍둥이 비자니 자매가 입원해 있었던 곳. 사랑이와 지혜는 비자니 자매와 돈독한 정을 쌓았던 것으로 밝혀져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자매와 함께 싱가포르에 체류 중인 아버지 민승준씨(34)는 20일 “싱가포르 의료진이 수술 후 사랑이와 지혜 둘 다 생존할 가능성이 85% 이상이라는 소견을 밝혀 수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아이들의 미열이 내리면 분리수술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3월 4일 척추와 엉덩이 부분이 옆으로 붙은 채로 태어난 사랑이와 지혜는 바르게 눕지 못해 더 이상 수술을 미루면 척추가 휘고 머리 모양이 변형될 위기에 처했다.

또 자매의 항문은 두 개이지만 괄약근이 발달하지 않아 모유에서 이유식으로 식사를 바꾼 뒤 변을 볼 때마다 얼굴이 하얗게 질리곤 했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서 PC방을 운영했던 민씨와 부인 장윤경씨(32)는 이들 자매의 수술을 위해 가게를 처분하고 빚을 냈다. 그리고 자매의 백일잔치를 끝낸 뒤 지난달 14일 싱가포르로 출국했다.

민씨는 “아이들의 결합부위가 항문과 소화기관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감염 가능성이 있지만 척추 등 다른 부위에 무리가 가기 전에 수술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의료진의 전망이 아주 낙관적이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병원의 바로 옆방에서 지내던 이란의 샴쌍둥이 비자니 자매에 대해 “아이들을 봐주기도 하는 등 착하고 밝았는데 사망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사랑이와 지혜는 여러 차례의 분리수술과 꾸준한 재활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수술과 치료에만 수억원이 들 전망이다. 하지만 민씨는 “얼마가 들더라도 아이들을 꼭 정상으로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지금까지 회원이 1만명을 넘어선 인터넷 카페(http://cafe.daum.net/loveinwisdom), PC방 주인들, 어린이보호재단 등의 도움으로 모금된 금액은 2000만원 정도다.

후원은 어린이보호재단(http://www.ilovechild.or.kr) ARS 060-700-1233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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