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철교수의 性보고서]곰같은 남편과 센스있는 그이

  • 입력 2003년 7월 20일 17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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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는 남성이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남성들은 천편일률적인 남성주도보다 때로는 여성의 요구를 내심 바라고 있다.

회사원인 38세의 A씨는 결혼생활 10년 동안 비교적 행복한 결혼생활과 만족한 섹스를 즐기고 있지만 언제나 자기가 먼저 성행위를 제의해야 하는 현실에 불평하고 있다.

미국의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4%는 결코 먼저 제의하는 일이 없으며 42%가 이따금 먼저 제의하고 44%가 남성과 같은 비율로 먼저 제의한다. 어째서 스스로 먼저 말을 꺼내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여자답지 못하다’든가 ‘불량한 여자만이 하는 일’이라고 응답했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은 남성의 80%는 여성이 성적으로 주도권을 취해주면 기쁘다고 말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학력이 낮은 남성일수록 여성이 먼저 행동을 보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대졸의 젊은 남성은 환영하고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부부간에 성적 감정을 비교적 자유롭게 표현하는 미국사회보다 한국은 남성 주도형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화이자 글로벌 조사’에 따르면 한국 40∼80세 여성의 82%, 남성의 69%가 ‘여성은 남성보다 성적 충동감을 더 잘 조절한다’고 대답해 세계 평균치인 여성의 54%, 남성의 49%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한국 여성은 성적 욕구가 있더라도 먼저 표현하지 않고 잘 참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실제로 여성은 남성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의 미묘한 방법으로 성적 의사를 표현하기도 한다. 즉 성관계를 원하는 신호로 보통 때와는 달리 저녁밥상에 특별메뉴를 올리거나 외모에 신경을 쓰며 특별한 잠옷을 걸치기도 한다.

이와 반대로 남성은 섹스를 하자고 직접 요구하거나 여성의 몸을 끌어안거나 하는 보다 명확한 형태로 의사를 표현한다. 때문에 여성의 은밀한 표현에 둔감한 남성이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면 무심하다거나 매력 없는 남성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높다. 또 이런 일이 반복되면 엉뚱한 트집과 불화의 싹이 되기도 한다.

김세철 중앙대 용산병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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