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마흔넘은 아빠 ‘늦둥이 딸’ 유방암 발병률 3배 높다

  • 입력 2003년 7월 20일 17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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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마흔이 넘어 낳은 딸은 자라서 유방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외과 유방암 공동연구팀은 1992년부터 최근까지 여성 2158명을 대상으로 유방암 발생 요인을 조사한 결과 출생 당시 아버지의 나이가 40세 이상인 경우 20, 30대인 경우에 비해 유방암에 걸릴 가능성이 3배 정도 높게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연구팀은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대형 병원 3곳에 입원한 유방암 환자 1145명과 다른 질환자(대조 집단) 1013명 등을 비교 분석했다. 연구팀은 출생 당시 아버지의 나이가 40세 미만이었던 딸이 성인이 된 뒤 유방암에 걸릴 가능성을 100점으로 잡았는데 아버지의 나이가 40세를 넘은 경우 유방암에 걸릴 가능성이 160점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폐경시기, 월경기간, 첫 임신기간 등 유방암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를 배제하고 나이만 고려했을 때 이 수치는 300점으로 크게 높아졌다. 반면 출생 당시 어머니의 나이는 유방암 환자 집단이나 대조 집단 모두에서 딸의 유방암 발병과 큰 연관이 없었다. 남성은 나이를 먹으면서 환경호르몬 등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발암물질이 체내에 축적되면서 정자세포를 만드는 데 영향을 주었기 때문인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예방의학교실 강대희(姜大熙·사진) 교수는 “늦둥이를 갖기 전 남자는 담배를 끊는 등 발암물질에 대한 노출을 최대한 자제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 결과는 최근 제94차 미국암학회(AACR) 정기학회에서 발표됐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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