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번 방학 우리아이 건강숙제”

  • 입력 2003년 7월 20일 17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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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은 아이들의 건강을 점검하기에 좋은 시기다. 한 어린이가 안과에서 눈 검사를 받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방학은 아이들의 건강을 점검하기에 좋은 시기다. 한 어린이가 안과에서 눈 검사를 받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서울지역 초등학교가 여름방학에 들어간 것을 시작으로 전국의 초등학교가 곧 여름방학을 맞는다. 방학은 이런저런 이유로 소홀히 했던 아이들의 건강상태를 꼼꼼히 살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동안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 혹시 이가 들쭉날쭉해 자신감을 잃지는 않았을까, 점과 흉터 때문에 따돌림을 당하지는 않았나…. 이런 문제를 방치하면 스트레스를 넘어 심하면 정서장애로 악화될 수도 있다. 따라서 방학을 이용해 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고 문제의 근본을 치유하는 게 좋을 것이다.》

▽축농증=축농증은 보통 자라면서 호전되지만 최근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습관 때문에 만성화하는 경우가 많다. 집중력 저하와 호흡 불편을 초래해 학습능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아이들은 수술보다 약물치료가 적합하다. 병원에서 처방을 받고 항생제와 항히스타민제 등을 이용해 부은 점막을 가라앉히고 고름을 제거한다.

약물 치료를 했는데도 증세가 나아지지 않으면 수술을 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성장기 아이들은 코뼈를 건드리지 않고 상한 점막의 일부를 잘라 내거나 고름을 제거하는 정도로 그치는 게 좋다.

▽치열 교정=치아가 고르지 못한 원인을 먼저 체크한다. 위턱이 아래턱보다 튀어나왔거나 사각턱 때문이라면 턱 교정을 먼저 받는다.

턱 교정은 7, 8세 이전이라도 빨리 하는 게 좋다. 성장 과정에서 굳어지면 어른이 된 후에는 고칠 수 없기 때문이다. 방학기간 마스크 등 교정 장치를 집중적으로 착용한다. 개학한 뒤에는 잠잘 때를 포함해 매일 12∼14시간씩 1년간 착용한다.

턱의 문제가 아니라면 치아 교정을 받는다. 교정 시기는 치아가 다 나온 다음이 좋다. 보통 송곳니가 나오는 12세 전후가 적기다. 치아 바깥에 착용하는 금속 교정 장치가 보통이지만 요즘은 투명한 재질로 된 교정 장치도 사용한다. 어른들은 미용상 치아 안쪽에 착용하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발음과 칫솔질 등이 어려워 그렇게 할 필요까지 없다.

치열 교정비용은 400만∼500만원선. 매달 병원을 찾을 때마다 5만∼10만원 정도 든다.

▽시력 교정=성장기 아이들에게 라식, 라섹 등 교정수술은 금물이다. 시력이 회복되지 않을 수 있고 관리소홀로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런 수술은 20대 초반 이후로 미루는 게 좋다. 콘택트렌즈 역시 착용하지 않는 게 좋다.

일시적으로 시력이 떨어지는 ‘가성근시’일 때는 안약을 쓰도록 한다. 안경을 쓰게 되면 근시로 시력이 고정돼 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가 아니면 안경을 쓰도록 한다. 안경을 쓰면 시력이 더 나빠진다는 속설은 옳지 않다. 오히려 안경을 썼다 벗었다 하면 시력이 급속도로 나빠질 수 있다.

교정시력이 0.7 이하이거나 양쪽 시력이 크게 차이가 날 때도 검사가 필요하다. 한쪽 눈이 나쁜데도 방치하면 나머지 한쪽 눈마저 나빠지게 되기 때문.

이 경우 정상 시력을 보이는 눈을 가리고 시력이 나쁜 쪽 눈을 집중적으로 사용하게 해 기능을 회복시키는 ‘가림법’을 쓴다. 안대나 특별 제작한 안경을 착용하게 한다.

▽흉터와 점 제거=흉터를 잘라내고 정교하게 꿰맨다. 보통 5일 정도 지나면 꿰맨 실을 다시 제거한다. 수술 전 스테로이드 제제를 흉터 부위에 주사하면 결과가 좋아질 수 있다.

흉터 부위가 넓으면 ‘조직확장기’를 삽입해 매주 한번씩 2∼3개월간 생리식염수를 넣어 피부를 부풀린 뒤 수술을 한다. 최근에는 레이저를 이용해 흉터의 섬유소를 태워 없애기도 한다. 흉터 수술은 방법과 흉터의 정도에 따라 비용이 천차만별이다.

아이들의 점은 피부의 맨 바깥층인 표피에 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산화탄소 레이저술을 많이 사용한다. 점을 국소마취하고 레이저로 태운다. 상처 부위에 1주일 이상 항생제를 바르고 물이 닿지 않도록 하는 등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2∼3주가 지나면 딱지가 떨어지면서 상처가 아물고 4주 정도 되면 움푹 파인 부위가 다시 차오른다. 점을 뺀 부위는 붉은색을 띨 수 있지만 2∼3개월 지나면 정상으로 회복된다. 이때부터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도록 한다.

크고 피부 깊숙이 박힌 점은 여러 차례에 나눠 없애도록 한다. 부위와 점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개당 2만∼3만원.

▽행동 장애=외형상 문제는 없는데 산만하거나 중얼거린다면 소아정신과를 찾도록 한다. 정확한 병명을 먼저 아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틱(tic) 증후군’은 몸의 한 부분을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현상으로 초등학생의 10% 정도가 일시적이나마 이런 증상을 보인다. 머리 흔들기, 눈 깜박이기, 얼굴 찡그리기, 코 씰룩하기, 중얼거리기, 어깨 으쓱하기, 헛기침하기, 휘파람불기, 코 훌쩍거리기, 킁킁거리기 등이 나타난다. 불안장애, 학습장애, 주의력 결핍 등의 증세를 동시에 보이게 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머리를 잡아 뜯는다면 ‘풀링헤어(Pulling Hair)증후군’. 수업시간에 돌아다닌다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로 볼 수 있다.

(도움말=서울대병원 성형외과 김석화 교수, 연세대 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안과 이종복 교수,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소아치과 박기태 교수, 이비인후과 정승규 교수)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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