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新黨 불씨 살리기’ 시동

  • 입력 2003년 7월 18일 18시 58분


코멘트
18일 민주당 신당추진 모임 주최로 대전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국민참여신당 이렇게 합시다’란 주제로 토론을 벌이고 있다. -대전〓연합
18일 민주당 신당추진 모임 주최로 대전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국민참여신당 이렇게 합시다’란 주제로 토론을 벌이고 있다. -대전〓연합
《잠시 잦아드는 듯하던 ‘신당 바람’이 다시 불 기세다. 민주당 신당추진모임이 18일 대전에서 첫 지방순회 신당 토론회를 열고 신당 붐 조성에 나섰고, 한나라당 탈당 의원들도 독자적인 신당 투어에 들어갔다. 신당 문제를 놓고 티격태격하던 민주당 주류-비주류측의 대화도 이날 재개됐다. 한나라당은 신당 추진 세력들이 결국 한곳에서 만나는 것이 아니냐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당추진모임 대전 특강▼

신당추진모임은 18일 오전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웨딩홀에서 지방에서는 처음으로 ‘정치 개혁과 신당 창당을 위한 특별강연회’를 열고 세 확산에 주력했다.

김원기(金元基) 신당추진모임 의장은 인사말에서 “이 정권의 성공 여부는 내년 총선에서 원내 안정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이대로는 안정 의석 확보가 불가능한 만큼 새로운 틀로 정치를 바꾸자는 것”이라며 신당 추진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김 의장은 이어 “최근 강원용(姜元龍) 목사를 만났는데 집권 여당이 믿음을 주는 정당으로 탈바꿈하지 못하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내년 총선 이후 레임덕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신당추진모임 미디어홍보위원장인 정동채(鄭東采) 의원은 “신당에 대해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다. 낡은 정치 청산과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새로운 정치세력의 결집이 필요하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대전환경운동연합 김광식 회장은 “신당은 정치 개혁을 위한 교두보라는 의미에서 한국 민주주의 정착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도 “개혁은 개혁다워야 한다”고 개혁 색채의 강화 필요성을 주장했다.

반면 대전충남지역 개혁신당추진연대회의 최교진 공동대표는 “참여정부가 실패할 경우 파시즘이 다시 도래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며 “민주당 내 신당 논의가 오히려 ‘국민참여형 신당’을 가로막고 있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고 있다”고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가 끝난 뒤 일부 방청객들은 “북한이 고폭실험을 했다는데 집권 여당이 만날 신당 타령이냐” “서울에서 집안 단속이나 잘해야지 왜 대전까지 내려왔느냐”고 항의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대전=이승헌기자 ddr@donga.com

▼민주 조정기구 첫 회의▼

민주당 분당(分黨)을 막기 위한 ‘마지막 담판’의 장으로 주류-비주류가 동수로 참여해 구성한 신당문제 대화 조정기구 첫 회의가 18일 열렸다.

정대철(鄭大哲) 대표는 이날 모두 발언에서 “통합신당과 리모델링은 사촌간이다. 늦어도 이달 말까지 매듭을 짓자”고 호소했다. 이어 양측은 2시간40분 동안 당의 진로에 관해 총론적 수준의 대화를 나눴다.

이낙연(李洛淵) 대표 비서실장은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당이 분열해서는 안 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주류-비주류가 극과 극인데, 별로 멀지 않더라. 서로의 진의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나는 오늘 회의에서 큰 희망을 발견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양측 대표단은 이날 회의후 구체적인 논의내용에 대해 함구하는 등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비주류측 장성원(張誠源) 의원은 “논의된 내용을 밝히지 않기로 했다. 자칫 협상에 장애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정기구의 앞길에는 만만치 않은 장애가 기다리고 있다.

우선 통합신당이냐 리모델링이냐를 둘러싸고 진로에 대한 기본 인식에서부터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탈당 의원, 개혁당 의원들과의 관계 설정을 놓고서도 주류측은 민주당 기득권 포기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비주류측은 민주당이 중심이며 다만 이들의 개별 영입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핵심은 역시 국회의원 공천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류측은 당원과 국민이 50 대 50으로 참여하는 국민참여경선을 통해 후보를 선출하자는 입장이나, 비주류측은 ‘물갈이’ 의도라며 경계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민주당 신당 문제 대화 조정기구 쟁점
쟁점 사항신당추진모임 입장정통모임 입장
민주당 진로에 대한 기본 인식민주당의 정통성을 계승한 개혁적 통합신당 창당외부 인사 영입 통한 민주당 리모델링
당밖 개혁 세력과의 관계 설정당 진로 문제 결정 뒤 논의할 문제이나 기본적으로 민주당 기득권 포기해야당밖 개혁세력의 개별 입당 반대 안해
국회의원 공천 방식당원과 일반 국민이 50 대 50으로참여하는 국민참여경선 통해 후보 선출국민참여경선, 당비 내는 기간 당원 투표제, 전 당원 투표제를 놓고 각 지구당이 자율적으로 선택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탈당파 5인 전국투어▼

이부영(李富榮) 이우재(李佑宰) 의원 등 한나라당 탈당 ‘5인방’이 주축이 된 ‘통합연대’가 18일 대구 방문을 시작으로 개혁세력 결집을 호소하기 위한 전국 투어에 나섰다.

통합연대는 이날 오전 대구 프린스호텔에서 박찬석 전 경북대 총장과 류연창 반부패국민연대 대표, 홍덕률 대구대 교수 등 30여명의 지역원로 및 재야인사들과 만난 데 이어 현지 언론과 간담회도 가졌다.

통합연대 대표인 이우재 의원은 기자간담회에서 “신당의 출범은 현재의 지역주의 정당구도를 해체하자는 것”이라며 “내년 총선은 지역주의정당 대 국민통합정당, 낡은 정치 대 새 정치의 대결구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특히 민주당 신당파를 겨냥해 “민주당의 기득권이나 법통 등에 연연하면 신당 추진 인사들의 정통성만 훼손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통합연대는 또 다음달 20일까지 국회 교섭단체(의원 20명 이상)를 구성한 뒤 11월에 신당을 창당해 내년 4월 총선에 임한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한편 이부영 의원은 이날 한 방송 프로그램 녹화에서 “민주당 의원 10여명이 (우리가 추진 중인 신당에)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이들은) 늦어도 8월 중순까지 태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통합연대는 22일에는 광주와 전북 전주를, 25일에는 부산과 경남 창원을 각각 방문한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