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상부 위성락(魏聖洛) 북미국장은 18일 “현재 상황은 다자회담(5자)의 과정으로 접근해가는 단계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역시 문제는 북한과 미국이 다자회담을 바라보는 시각차이다.
구체적인 회담 일정과 방향이 쉽게 잡히지 않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북한은 다이 부부장과 협의해 일단 북-미 양자회담에 대한 고집은 접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핵문제는 미국과 논의할 사안이라는 기본인식에는 변화가 없고, 또 북한이 중국측에 5자회담 참여에 대해 어떤 약속을 했는지도 분명치 않은 상태다.
미국은 한일 양국이 참여해야 북핵 폐기 이후의 다른 문제를 협의할 수 있다는 기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 ‘전술적 차원’의 3자회담에는 응할 수 있지만 이는 중간단계일 뿐, 본질적인 핵문제는 5자회담에서나 논의할 수 있다는 태도다.
북-미 양국간의 이런 시각차를 감안해 중국은 현재 ‘5자회담 보장을 전제로 한 3자회담’ 성사에 중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한일 양국이 옵서버(참관자)로 참여하는 3자회담, 3자회담과 5자회담의 순차적인 개최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검토되고 있다.
남은 문제는 우리 정부의 역할과 입장이다. 1차 베이징(北京) 3자회담(4월 23∼25일) 이후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던 정부는 최근 들어 이 같은 용어를 사용하는 것조차 꺼리고 있다. 위 국장은 “우리 정부의 로드맵은 다자회담이 진행될 때의 구체적인 방안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다자회담이 본격화되면 우리 정부의 구상이 잘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5자회담에 앞선 회담 형태로 4자회담이 거론되기도 한다. 나종일(羅鍾一) 국가안보보좌관은 4자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 “이상적인 얘기”라고 전제를 달면서도 “남북이 주된 역할을 하고 주변국이 참여하는 ‘2+2’가 이상적이고, 독일의 경우처럼 그렇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 갔을 때도 이런 얘기를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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