羅보좌관 “4자회담이 이상적”

  • 입력 2003년 7월 18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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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평양(12∼15일)에 이어 17, 18일 이틀간 미국을 방문해 막판 중재 노력을 하면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한과 미중일의 5자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외교통상부 위성락(魏聖洛) 북미국장은 18일 “현재 상황은 다자회담(5자)의 과정으로 접근해가는 단계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역시 문제는 북한과 미국이 다자회담을 바라보는 시각차이다.

구체적인 회담 일정과 방향이 쉽게 잡히지 않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북한은 다이 부부장과 협의해 일단 북-미 양자회담에 대한 고집은 접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핵문제는 미국과 논의할 사안이라는 기본인식에는 변화가 없고, 또 북한이 중국측에 5자회담 참여에 대해 어떤 약속을 했는지도 분명치 않은 상태다.

미국은 한일 양국이 참여해야 북핵 폐기 이후의 다른 문제를 협의할 수 있다는 기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 ‘전술적 차원’의 3자회담에는 응할 수 있지만 이는 중간단계일 뿐, 본질적인 핵문제는 5자회담에서나 논의할 수 있다는 태도다.

북-미 양국간의 이런 시각차를 감안해 중국은 현재 ‘5자회담 보장을 전제로 한 3자회담’ 성사에 중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한일 양국이 옵서버(참관자)로 참여하는 3자회담, 3자회담과 5자회담의 순차적인 개최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검토되고 있다.

남은 문제는 우리 정부의 역할과 입장이다. 1차 베이징(北京) 3자회담(4월 23∼25일) 이후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던 정부는 최근 들어 이 같은 용어를 사용하는 것조차 꺼리고 있다. 위 국장은 “우리 정부의 로드맵은 다자회담이 진행될 때의 구체적인 방안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다자회담이 본격화되면 우리 정부의 구상이 잘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5자회담에 앞선 회담 형태로 4자회담이 거론되기도 한다. 나종일(羅鍾一) 국가안보보좌관은 4자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 “이상적인 얘기”라고 전제를 달면서도 “남북이 주된 역할을 하고 주변국이 참여하는 ‘2+2’가 이상적이고, 독일의 경우처럼 그렇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 갔을 때도 이런 얘기를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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