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올스타전]이종범 ‘미스터 올스타 ’

  • 입력 2003년 7월 18일 00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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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천재’ 이종범(33·기아)이 국내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최우수선수(MVP) 트리플 크라운’의 진기록을 세웠다.

이종범은 1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03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선제 결승타를 비롯, 4타수 2안타 2타점 2도루의 맹활약을 펼쳐 생애 처음으로 ‘미스터 올스타’에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

이종범은 기자단 투표에서 52표를 받아 두산 김동주(12표)와 LG 박용택(8표), 한화 김태균(2표)을 수월하게 따돌렸다.

이로써 이종범은 프로 데뷔 첫해인 93년 삼성 양준혁에게 밀려 신인왕은 내줬지만 그해 한국시리즈 MVP, 이듬해인 94년에는 페넌트레이스 MVP에 오른데 이어 9년 만에 올스타 MVP마저 석권했다.

MVP 3관왕은 98년부터 지난해까지 두산에서 뛰었던 외국인 선수 타이론 우즈가 99년 페넌트레이스, 2001년에는 올스타와 한국시리즈 MVP에 올라 ‘코리안 드림’을 완성했었다.

이종범은 “프로 11년 동안 올스타 MVP는 처음이라 너무 기쁘다. 아내(정정민)와 큰 아들 정후(5), 딸 가연(3)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거리가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빗속에 치러진 올스타전은 예상을 깨고 투수전으로 시작됐다. 서군 올스타 투수인 한화 송진우가 부상 치료차 일본으로 가는 바람에 선발의 영광을 물려받은 LG 이승호는 2회까지 6타자를 탈삼진 3개를 포함해 퍼펙트로 막으며 승리투수가 됐다.

서군은 2회말 기아 홍세완의 볼넷과 현대 정성훈의 몸에 맞는 공, 한화 장종훈의 유격수 실책으로 만든 2사 만루에서 이날의 영웅 이종범이 우익수앞 2타점 적시타를 날려 선취점을 뽑았다. 이어 박용택이 이종범의 2루 도루로 계속된 2사 2, 3루에서 우중간 안타를 날려 4-0으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서군은 7-4로 앞선 8회말에는 김태균과 기아 김상훈이 연속타자 홈런을 날려 승부를 갈랐다.

반면 동군은 0-7로 끌려가던 8회초 2사후에야 두산 안경현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고 계속된 2사 2, 3루에서 올스타 홈런왕 김동주가 130m짜리 좌월 3점홈런을 날려 체면을 세웠다.

삼성 이승엽은 6회와 8회말 연속 우월 2루타를 날렸지만 두 번 모두 발이 느린 1루주자 안경현이 홈을 밟지 못해 타점을 올리는 데는 실패했다.

서군(LG 기아 현대 한화)이 9-4로 동군(삼성 두산 SK 롯데)을 꺾고 지난해에 이어 2연승. 그러나 역대 전적에선 동군이 16승11패로 여전히 우세를 지키고 있다.

한편 이승호는 우수투수상, 이승엽은 우수타자상, 김동주는 감투상을 받았고 전직 사장단이 주는 선구회 우수선수상은 박용택이 수상했다.

대전=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전 창기자 jeon@donga.com

▼홈런왕 김동주…닥터K 채병룡▼

2003 프로야구 올스타전은 정식경기 외에도 풍성한 볼거리로 팬을 즐겁게 했다.

가장 관심을 끈 홈런왕은 김동주(두산)가 차지했다. 김동주는 결선에서 5개를 때려 양준혁(삼성·4개)을 1개차로 제쳤다.

정규리그 홈런순위로 선정된 8명이 펼친 예선에선 김동주가 9개, 양준혁이 5개를 쳐낸 반면 정규리그 홈런 1, 2위를 달리는 이승엽(삼성)과 심정수(현대)는 3개, 2개에 그쳐 예선 탈락.

투수들이 펼치는 이색 대결인 ‘닥터K 레이스’에서는 채병룡(SK)이 정민태(현대)를 12-11로 제치고 지난해에 이어 연속 1위를 차지. ‘닥터K 레이스’는 가로 1m, 세로 1m 크기의 다트판을 9개의 칸으로 나눠 1부터 5까지 번호(1부터 4까지는 2개씩, 5는 가운데 1개)를 붙여놓고 7차례 공을 던져 가장 많은 점수를 얻은 선수가 우승하는 것.

프로야구 올드스타와 연예인 야구팀 ‘재미삼아’가 벌인 친선경기에서도 평소 볼 수 없었던 장면이 많이 나와 야구팬들을 즐겁게 했다.

올드스타팀이 12-9로 승리한 이 경기에서 선동렬(주니치 드래건스 코치연수)은 최고 시속 144km의 강속구를 뿌려 현역시절 못지않은 구위를 자랑했다.

양팀에서 한 명씩 선정된 최우수선수(MVP)에는 4타수 4안타(1홈런)를 터뜨린 83년 올스타전 MVP 출신 신경식(자양중 감독)과 3타수 2안타에 안타를 모두 3루타로 장식한 가수 탁재훈이 뽑혔다.

한편 경기 직전까지 비밀에 부쳐졌던 ‘깜짝’ 시구자는 노무현 대통령. 노 대통령은 노타이차림으로 마운드에 올라 정확히 스트라이크를 꽂아넣었다.대전=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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