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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동생 잃은 산악인 모여 내달 인도 탈레이사가르봉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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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동생 잃은 산악인 모여 내달 인도 탈레이사가르봉 도전

입력 2003-07-17 19:06수정 2009-09-28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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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들의 못 다한 꿈을 이룬다.’ 1998년 인도 탈레이사가르봉을 오르다 목숨을 잃은 대원 3명의 부인, 친형, 동료로 이뤄진 ‘2003 한국마운틴하드웨어 탈레이사가르 원정대’가 16일 오후 서울산악문화회관에서 발대식을 갖고 등정 일정을 발표했다.-연합

1998년 9월 28일 한국의 산사나이 3명은 인도 탈레이사가르봉(해발 6904m) 정상을 불과 100여m 앞두고 추락했다. 이튿날 이들의 시신은 1400m 아래에서 세 사람 모두 로프로 연결된 채 발견됐다. 김형진(25), 신상만(32), 최승철씨(28·이상 당시 나이)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탈레이사가르봉 북벽 루트를 통과한 뒤 정상을 향해 등정 중이었다.

이들의 꿈을 대신 이루기 위해 탈레이사가르봉으로 떠나는 사람들이 있다. ‘2003 한국마운틴하드웨어 탈레이사가르 원정대’(단장 손중호). 8월 11일 떠나는 이들은 당시 숨진 대원 3명의 부인과 형, 동료들이다.

원정대의 홍일점 김점숙씨(36)는 고 최승철씨의 부인. 1995년 암벽등반을 하다 네 살 연하인 최씨를 만나 사귀었고 이듬해 결혼했다. 신혼여행으로 미국 요세미티 등반을 다녀오고, 함께 동계 X게임에도 참가했던 이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산악인 부부였다.

김씨는 남편을 잃은 뒤에도 암벽등반을 계속했다. 1999년 미국 동계 X게임에서 2위를 차지했고 지난해에는 알프스 몽블랑(해발 4807m)을 등정했다.

원정대장 이상조씨(52)는 서양화가이자 전북대 미대 교수다. 고등학교 때부터 산을 탄 그는 91년 최승철 김형진씨를 만났고 의기투합해 세계의 고봉 등반 계획을 세웠다. 97년 파키스탄의 그레이트 트랑고에서 ‘코리안 판타지’라는 직통 루트를 처음 뚫은 게 바로 이들이었다.

김형일씨(36)는 동생(고 김형진씨)의 원혼을 달래러 떠난다. 그는 “형진이의 넋도 만나보고 목숨을 걸고 세계에서 가장 험하면서 아름다운 산도 정복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해 9월 탈레이사가르로 정찰을 다녀오기도 했다.

1998년 사고 이후 유가족과 고인을 알고 지내던 산악인들은 함께 등산을 하면서 아픔을 달랬다. 원정대를 구성하기로 한 것은 지난해 8월. 7명으로 구성된 원정대는 올 2월엔 설악산에서 동계훈련을 했고, 시간이 날 때마다 수락산, 북한산 등에서 암벽등반을 계속했다. 이들의 원정계획을 들은 등산장비 수입업체 ‘포리스트 상사’(대표 이석호)는 선뜻 장비와 자금을 내놓았다.

원정대원들은 이번 등정길에 5년 전 숨진 세 사람의 유품도 찾아볼 계획이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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