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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차 3자회담 수용]한걸음씩 물러선 北-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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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차 3자회담 수용]한걸음씩 물러선 北-美

입력 2003-07-17 18:38수정 2009-09-28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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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2차 3자회담 후 5자회담’을 수용할 수 있다는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북-미 대립을 둘러싸고 위기가 증폭되어온 북핵 문제에 다소나마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16일 김하중(金夏中) 주중 한국대사를 불러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부 부부장이 북한을 방문, 다자협상 재개에 관해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면담한 결과를 설명했다.

▽한숨 돌렸다=미국의 강경파인 존 볼턴 국무부 차관이 3자회담으로 시작해 5자회담으로 나아가는 중재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은 그동안 북-미-중의 3자회담 대신 한국과 일본이 참여하는 5자회담을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미국이 태도를 바꾼 이상 4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렸던 3자회담은 우여곡절 끝에 다시 열릴 가능성이 크다. 외교안보연구원 김성한(金聖翰) 교수는 “볼턴 차관의 말처럼 3자회담이 8월 중 열린다면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국무부 온건파에게 기회를 한번 더 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3자회담은 ‘양날의 칼’=2차 3자회담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지를 판가름할 시험장이 될 공산이 크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압박 움직임을 심각히 인식, 대화를 통해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전향적 자세를 보이면 위기로 치닫던 북핵 사태는 극적인 반전을 이룰 수 있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여러 가지 조건을 걸어 핵포기를 미적거리거나, 4월 베이징 3자회담에서 핵무기 보유를 시인한 것과 같은 악수(惡手)를 다시 둘 경우엔 대화를 통한 핵문제 해결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강경파들이 여전히 대화보다는 대북압박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3자회담이든 5자회담이든 북핵 문제를 둘러싼 대화는 파국이 초래되는 것을 늦출 수 있을 뿐 근본적으로 핵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이 워낙 북한을 불신하고 있는 데다 북한도 체제보장 없이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 분명해 접점을 찾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대화재개만으로 안도하기는 아직 이르다.

2002년 10월 북한 핵 위기 이후의 북-미 접촉
일시미측 참석자북측참석자접촉 상황 및 대화 내용
20037.8∼12잭 프리처드국무부 대사,데이비드스트로브한국과장박길연유엔대사,한성렬차석대사북-미간 비공식 뉴욕 접촉. 북측은 “폐연료봉 8000개 재처리를 6월 30일 완료했다. 핵 억지력을 위해 쓸 수밖에 없다. 뉴욕접촉 채널만을 북-미간의 공식 대화창구로 하겠다”고 미국에 통보.
20035.30∼6.1커트 웰든하원의원백남순외무상 등웰든 의원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폐연료봉 핵재처리가 완료단계에 들어섰다고 시인했다”고 방북을 마친 뒤 전언.
20034.23제임스 켈리국무부 차관보이근부국장북-중-일이 참석한 베이징 3자회담. 이 부국장은 “8000여개의 폐연료봉을 재처리하고 있다”고 주장.
200210.4켈리 차관보강석주외무성제1부상켈리 차관보가 방북, 북한의 핵개발 증거 제시하자 강 제1부상이 “농축우라늄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고 시인.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美 “韓中 의견 일단 존중” 타협안 수용▼

미국은 4월 말 중국 베이징(北京) 3자 회담 이후 후속 회담을 놓고 약 석 달 동안 끌어온 북한과의 긴장 국면을 ‘다자회담을 조건으로 한 3자 회담’이라는 타협안으로 돌파구를 찾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해온 미국으로서는 중국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친서까지 휴대한 특사를 북한에 파견해 어렵게 마련한 타협안을 무시하기도 어려운 입장이다.

현실적으로는 한국 중국 일본의 지지 없이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한계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그동안 뉴욕 채널과 함께 중국을 중재자로 북한과 직간접으로 접촉해왔다. 이런 가운데 양자회담을 고집해온 북한은 8일 미국과의 뉴욕 접촉에서 “8000개의 폐연료봉 재처리를 완료했으며 핵무기를 개발하겠다”고 통보하는 강수를 뒀다.

다자회담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주장해온 미국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의장 성명 추진, 마약 및 위조 달러 단속 등 경제 제재 강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추진 등 전방위 압박 카드를 구사해왔다.

그러나 15일 오후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과 전화통화를 한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16일 “조만간 진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전망을 밝게 했다.

파월 장관은 평양에 다녀온 다이빙궈(載秉國) 외교부 부부장이 17일 워싱턴에 오면 18일 직접 만나 설명을 듣고 ‘다자회담을 조건으로 한 3자 회담 재개’를 북한측에 역제의하는 형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자회담 형식에 관해 미국은 한국 일본이 참가하는 5자든 러시아까지 참가하는 6자든 상관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中 “시간 더 끌면 위험” 적극중재 나서▼

중국이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다자대화 속 양자대화’라는 대화 틀을 제안한 것은 4월 베이징(北京) 3자 회담과 같은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베이징 외교가의 분석이다.

서방의 한 외교소식통은 “베이징 회담은 양자대화를 고집하는 북한과 다자대화를 주장하는 미국과의 명분 싸움에 중국이 중간 접점을 찾아준 결과였다”고 지적했다.

이 소식통은 “북핵 문제의 복잡한 성격을 감안한다면 3자 회담은 후속회담을 위한 출발점이었을 뿐 본격 회담은 다자대화로 갈 수밖에 없었다”면서 “확대 다자회담은 이 틀 내에서 관련국간에 복수의 대화가 동시에 진행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핵 폐기 요구와 북한의 체제안보 우려는 다자틀 안에서 양자대화를 통해 먼저 진행되고 이를 회담 참가국들이 보증하는 형식을 밟게 된다는 것. 또 핵 포기에 따른 경제지원과 핵 검증 문제는 5자 대화,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는 4자 또는 6자 대화, 수교 교섭은 북-일 양자 등 그때그때 회담의 틀을 바꿔가며 진행한다는 구상이다.

중국이 확대 다자회담 성사를 위해 관련국간 본격 조정 과정에 들어간 것은 6월 말부터였다. 외교부의 왕이(王毅) 부부장이 지난달 30일 미국을 방문했고 다이빙궈(戴秉國) 부부장이 2일 러시아를 방문한 데 이어 12일 북한에 들어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면담했다.

이는 5월 한미 및 한일 정상회담에서 대북 강경방침이 확인되고 미국 내 분위기도 물리적 제재 방향으로 기울면서 한반도 무력충돌 방지를 위해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소식통들은 “확대 다자회담이 이뤄지더라도 핵 포기에 따른 완전한 검증과 체제 보장 형식 등을 둘러싸고 북-미간에 길고 지루한 힘겨루기가 계속될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중국은 판이 깨지지 않도록 관리 중재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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