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굿모닝 수십억 현금로비”

  • 입력 2003년 7월 17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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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 굿모닝시티 분양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채동욱·蔡東旭 부장검사)는 이 회사 대표 윤창열(尹彰烈·구속)씨가 지난해에만 7, 8차례에 걸쳐 수표 수십억원을 현금으로 바꿔 정관계 및 금융계 로비에 사용했다는 진술과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검찰은 최근 전 굿모닝시티 모 지방지사 임원 K씨에게서 “윤씨의 지시를 받아 수표 수십억원을 한번에 4억∼5억원씩 7, 8차례에 걸쳐 현금으로 바꿔 윤씨에게 전달했으며 이 가운데 상당액이 로비에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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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씨는 이 같은 방식으로 지난해 6월에 4억여원, 9월 2차례에 걸쳐 각각 4억여원과 5억원의 수표를 현금으로 바꿔 윤씨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3차례에 걸쳐 현금화된 수표가 13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윤씨가 7, 8차례에 걸쳐 현금화한 자금은 수십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윤씨는 지난해 3월 민주당 정대철(鄭大哲) 대표에게도 현금으로 2억원을 전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윤씨가 이렇게 조성한 현금을 종이상자에 담아 승용차 트렁크에 넣고 다니며 정관계 및 금융계 인사를 만나 사업 및 대출 관련 청탁과 함께 전달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최근 윤씨의 운전사 최모씨에게서도 이를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검찰은 쇼핑몰 굿모닝시티 건설 예정지를 관할하고 있는 서울 중구청에 쇼핑몰사업 인허가와 관련해 로비를 하는 명목으로 굿모닝시티측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전직 공무원 봉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한편 검찰은 민주당 정 대표가 18일 오전 10시 3차 소환에도 불응할 경우 법원에 체포영장이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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