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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성동기/ 새만금에 입다문 與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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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성동기/ 새만금에 입다문 與野

입력 2003-07-17 18:24수정 2009-10-1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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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이 새만금 간척사업 집행정지 결정을 내린 뒤 농림부 장관이 항의사표를 내고, 전북 지자체와 지역주민들은 집단반발하고 있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당연한 결과”라며 법원의 결정을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 갈등을 푸는 데 앞장서야 할 정치권은 서로 약속이나 한 듯 말을 조심하고 있다. 대선자금 특별검사법 등 각종 정쟁성 이슈에 대해서는 하루에 몇 번씩 논평과 기자회견을 통해 공방을 주고받으면서도 유독 새만금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그나마 움직이는 편이다. 새만금 간척사업 완공시 경제적 수혜가 예상되는 전북지역 출신 의원이 많기 때문이다. 새만금이 있는 부안이 지역구인 정균환(鄭均桓) 원내총무를 비롯해 몇몇 의원들은 지역에 내려가 대책을 논의하는 등 지역민들의 불만을 수렴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민주당 차원의 공식 입장은 들리지 않는다. 내부 입장은 새만금 사업을 계속하되 친환경적으로 한다는 것이지만, 환경단체와 전북 지역민의 이해관계가 첨예한 상황에서 섣불리 입장표명을 했다가는 내년 총선에 미치는 후유증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인 것 같다.

정세균(丁世均) 정책위의장은 “일단 행정부와 주무부처를 지원하는 정도만 하겠다”고 말해 현재로서는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 역할은 고려하고 있지 않음을 내비쳤다.

한나라당은 “정부가 빨리 대책을 세워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지극히 원론적 수준의 입장만 내놓았다.

새만금 간척사업이 지리적으로 호남 사업인데 지역적 기반도 없는 한나라당이 민주당보다 먼저 당론을 밝혀 스스로 곤경에 처할 이유가 없지 않으냐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이미 공사가 많이 진척됐으니까 일단 완공을 한 뒤 친환경적으로 용도를 변경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지금은 뭐라고 말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재판부 결정이라 사법부에 대해 간섭하는 것처럼 비치는 점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고계현(高桂鉉)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실장은 “이라크전 파병 때 정치권이 적극 나선 것처럼 새만금 사업이 국회에서 충분히 걸러졌더라면 지금처럼 예산낭비 국론분열 등이 초래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국회의 적극적 역할을 아쉬워했다.

부담스럽다고 문제가 있는데도 피해가거나 득표에 도움이 될지, 안 될지부터 따지는 모습은 분명 제대로 된 정당의 모습이 아닐 것이다.

성동기 정치부 기자 espril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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