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중앙銀 총재출신 침체 경기 부양 기대

  • 입력 2003년 7월 16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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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클로드 트리셰(60.사진)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가 15일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에 지명됐다. 유럽연합(EU) 재무장관들은 이날 트리셰 총재를 8년 임기의 ECB 총재에 지명했다.

미국에 버금가는 경제규모를 가진 유로권의 경제정책을 좌지우지할 트리셰 ECB 총재 지명자는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함께 앞으로 세계경제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인물의 하나가 됐다.

프랑스는 98년 ECB 본부 자리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양보하고, 대신 차기 ECB 총재 자리를 따왔다. 당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인 트리셰 총재 지명자가 ECB 차기 총재에 오르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러나 그가 90년대 초 프랑스 재무부 이재국장으로 있으면서 국영은행 크레디 리요네의 회계조작을 묵인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 때문에 그가 법정에 서면서 ECB 총재 자리는 물 건너갔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프랑스 법원이 지난달 무죄를 선고하면서 그의 발목을 잡았던 족쇄가 풀렸다. 93년부터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를 맡은 그는 정부의 입김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인플레이션 억지 정책을 유지, 중앙은행의 정치적 독립을 지켜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럽에서는 그가 경기부양에 둔감하다는 지적을 받은 전임자 빔 두이젠베르크 총재와는 달리 침체에 빠진 유럽경제를 일으켜 세우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예술 애호가로 알려진 그는 시에 조예가 깊어 프랑스 주간지 렉스프레스로부터 ‘가장 교양 있는 프랑스 공직자’로 평가받기도 했다. 그는 10월 EU 재무장관 회의에서 인준절차를 거친 뒤 11월부터 공식 업무를 개시한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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