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신당추진 “꼬인다 꼬여”

  • 입력 2003년 7월 16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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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주류측의 신당 추진 행보가 당 안팎에서 몰아치고 있는 거센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정대철(鄭大哲) 대표가 굿모닝시티측 자금을 수수한 사실이 밝혀지고 대선자금 문제까지 불거진 데 이어 여권 관계자들의 ‘굿모닝 자금 수수 리스트’까지 정치권에 나도는 등 신당 추진의 추동력을 떨어뜨리는 악재가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기류 속에서도 신당추진모임측은 “당 안팎의 사정이 복잡하지만 신당 추진을 멈출 수는 없다”는 입장 아래 신발 끈을 다시 조이는 분위기다.

기획단장인 이해찬(李海瓚) 의원은 16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신당추진모임 분과위원장단 회의를 가진 뒤 예정대로 18일 대전 신당토론회를 시작으로 순회 토론회를 열겠다는 일정을 밝혔다.

신당파 일부 의원들은 굿모닝 리스트와 관련해 신당 반대 세력의 조직적인 ‘음모설’을 제기하면서 오히려 신당 추진 강행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강래(李康來) 의원은 “여기서 중단하면 죽도 밥도 안 된다. 늦어도 내년 1월 중순까지는 신당을 창당해야 하는데 시간도 많지 않다”면서 “현재로선 신당에 참여할 외부 인적자원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인적자원 확보에 주력한 뒤 정 대표 문제 등이 해결되고 외적 요인이 개선되면 속도감 있게 신당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얘기다. 신당파는 그러면서도 한나라당 탈당파 의원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개별적인 만남은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조직적인 접촉을 할 때가 아니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편 이날 발족한 조정기구에는 주류측의 이해찬 장영달(張永達) 의원, 비주류측의 유용태(劉容泰) 장성원(張誠源) 의원이 참여하기로 했으나 조정기구에서 어떤 합의가 도출될지는 미지수다. 당초 조정기구 참여에 부정적이었던 비주류측은 곤경에 처한 정 대표의 입지를 살려주고 대화 노력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취지에서 조정기구에 참여키로 결정했을 뿐 실제 신당논의에는 당초부터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조순형(趙舜衡) 김상현(金相賢) 김근태(金槿泰) 추미애(秋美愛) 의원 등 중도파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분열 없는 통합신당’을 촉구하면서 신당추진모임과 민주당 정통성을 지키는 모임의 활동 자제를 촉구했다.

특히 이들이 발표한 성명서에는 소속 의원(101명)의 절반이 넘는 53명의 중도파 의원들이 참여, 주류 비주류 양측 모두 긴장하는 눈치다. 그러나 주류 비주류측은 중도파 의원들의 성명서 발표를 서로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며 물밑 신경전을 계속하고 있다.

신당파인 열린개혁포럼은 “그동안 우리가 논의하고 결정했던 내용을 수용한 것”이라고 밝혔고, 정통모임 대표인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은 “명칭만 통합신당이지 내용은 정통모임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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