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교사-학부모 몸싸움 서울J초등교 연가투쟁 갈등

  • 입력 2003년 7월 16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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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집단연가에 참여했던 교사들의 사과 문제를 둘러싸고 서울시내 한 초등학교 학부모들과 집회 참가 교사간에 몸싸움까지 벌어지는 등 갈수록 갈등이 첨예화되고 있다.

서울 은평구 J초등학교 학교운영위원장 등 학부모 대표 7명은 지난달 21일 전교조 연가투쟁에 참가한 이 학교 박모(41·여) 이모 교사(42·여)가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했다며 최근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이 교사는 “학교측이 당초 학부모를 명예교사로 위촉하도록 요구했다가 나중에는 ‘학부모에게 수업 전체를 맡길 수는 없다’며 다른 교사로 대체해 수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당시 박 교사 등은 명예교사로 위촉한 학부모 5명에게 수업을 맡기고 연가투쟁에 참여했으나 학교측은 “학부모에게 수업 전체를 맡길 수 없다”며 다른 교사로 대체해 수업을 진행했다.

이후 학교운영위원장 등 학부모들은 박 교사 등에게 수업권을 침해한 데 대해 사과를 요구했으나 박 교사 등은 이를 거부하고 명예교사에게 수업을 맡기지 않은 교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박 교사와 학부모들간에 실랑이가 벌어져 양측이 찰과상을 입었다는 것.

학교운영위원장 등이 교사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이들 교사가 담임을 맡고 있는 학급의 학부모들은 해당 교사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어 학부모간의 대립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전교조는 박 교사에게 사과를 요구한 학부모 가운데 학부모단체인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학사모)’ 소속 학부모가 있는 점을 들어 “학사모가 조직적으로 전교조 교사를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학사모는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1가 학사모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교조가 허위 사실을 유포해 학내 문제를 기득권 싸움을 위한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앞서 교육공동체시민연합은 지난달 30일 박 교사와 전교조 서부지회장 등 4명을 교원노조법 및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서울지검 서부지청에 고발했다.

이 학교 교장은 “학교가 투쟁의 장이 돼서는 안 된다”며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의 처리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교조 서울지부 서부지회는 “교내 문제에 학부모를 끌어들여 불미스러운 사태를 빚은 교장, 박 교사와 몸싸움을 하고 폭언을 한 학부모에 대해서는 교권침해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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