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전남 "아직도 작년 수해 복구중"

  • 입력 2003년 7월 16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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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수해를 입은 전남지역 공공시설 가운데 30여 곳의 준공이 당초보다 크게 늦어져 태풍과 집중호우가 올경우 피해가 우려된다.

일선 시 군에서 추진하는 도로 확포장과 하천 정화 등 공사도 부실투성이어서 건설현장의 안전불감증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준공 맞추기 어렵다=16일 전남지역 공공시설 수해복구 미준공지구 내역에 따르면 광양시와 여수시, 고흥군 등 8개 시 군에서 진행 중인 35건의 공공시설 수해복구공사 준공 예정일이 당초보다 15일에서 최대 9개월여까지 늦춰졌다.

준공 시기 변경이 가장 많은 시 군은 공사 물량이 많은 광양시로 도로 교량 14건, 하천 11건 등 모두 25건에 달했다. 이 중 군도1호선(당저교)은 장마로 저수지 상류부가 만수위에 달함에 따라 공사가 중지돼 당초 6월 말이었던 완공 시점이 9월말로 미뤄졌고, 군도 8호선(추산교)은 설계 변경에 따른 물량 증가로 복구가 지연되고 있다.

여수시 달천, 서포항 방파제, 적금항 부잔교 등은 연약지반에 따른 방파제 침하로 공사가 상당 기간 중지돼 4∼5개월씩 공사가 연장됐다.

고흥군에서는 신금펌프장 복구공사가 해수유입 대책 마련을 위한 설계변경으로 중지된 것을 비롯해 모두 8건이 지연돼 이달 말에서 10월 말 사이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평년 보다 400mm의 비가 더 내려 공사 지연이 불가피한데다 다른 시 도에서는 교량의 경우 상판이 건설되면 완공으로 간주하는 것과 달리 이 지역 자치단체들은 준공계가 들어와야 완공으로 보기 때문에 준공이 당초 예정보다 미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실공사=전남도가 최근 도내 건설공사 현장 42곳을 점검한 결과 35곳에서 공사 및 시공관리 소홀(42건), 자재 및 품질관리 소홀(8건) 등 50건이 지적됐다. 특히 이 중 9곳은 지난해 태풍 피해 복구 현장으로 나타났다.

보성군 송곡천 1공구 수해복구 공사는 호안블럭의 높이가 설계보다 15cm가량 낮게 시공된 데다 콘크리트 두께 또한 부족해 재시공 명령을 받았다. 목포시 만호지구 하수도 정비공사도 복(復)철근으로 설계된 상판 슬라브를 단(單)철근으로 시공했다가 재시공 명령을 받았다.

광양시 황죽∼웅동 군도 확포장 공사 현장에서는 옹벽 거푸집 상단부가 파손되고 콘크리트 옹벽 10m 구간에 균열이 발생하거나 두께가 미달된 점이 지적됐다.

나주시 문평천 오염하천 정화사업은 차집관로 하단부 하상이 씻겨나가 콘크리트 기초가 노출됐으며 해남군 옥천천 백호지구 수해복구 현장에서는 호안블럭 30개가 파손됐으나 그대로 방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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