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의료봉사 장소 못구해 '발 동동'

  • 입력 2003년 7월 15일 20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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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내 초등학교들이 여름 방학 중 열리는 대학생 의료봉사단에 뚜렷한 이유 없이 교실 사용을 거부해 비난을 사고 있다.

경남이나 충북 등 다른 지역에서는 면사무소 같은 지자체 기관들이 주민을 위해 학교 시설 사용을 연결해 주면서까지 의료봉사단을 유치하려는 것과 대조적이다.

15일 대구한의대에 따르면 한의학 교수 2명과 한의과 대학생 40여명은 의료봉사단을 구성, 8월부터 경북 북부지역 10곳과 과 경남 충북 경기도 등 모두 13개 지역에서 각각 3박 4일 일정으로 의료 봉사를 할 예정이다.

그러나 의성 성주 예천 상주 안동 청송 등 경북 지역의 초등학교 교실 두 칸을 사용하는 문제에 걸려 의료 환경이 열악한 지역주민들이 무료 의료를 받을 기회가 막힐 처지에 놓여 있다.

의료봉사 경우 진료실과 환자대기실을 위해 초등학교 교실 두 칸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해당 학교 측은 뚜렷한 이유 없이 거절하고 있다. 학교장이 내세우는 거절 이유는 “방학 중이라 안전사고 우려가 있다는 것” 또는 “의료봉사를 가장한 반정부적 농활이 아니냐”는 것.

일부 지역에서는 의료봉사단이 3일 동안 학교 시설을 사용할 경우 수도세와 오물세로 돈을 요구하고 있어 의료봉사를 포기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대구한의대 의료봉사단 관계자는 “경북 봉화군에 의료봉사를 계획하고 몇몇 초등학교에 교실 사용을 협의했으나 3일치 수도요금과 화장실 사용료로 10만원을 요구해 포기했다”고 말했다.

경북 지역 학교와는 달리 경남 창녕군과 충북 괴산군 경우 주민을 위한 의료봉사를 유치하기 위해 해당 면사무소가 뛰고 있다. 이들 지역의 면사무소는 초등학교 시설 사용은 물론이고 의료봉사에 필요한 각종 편의시설을 제공하면서까지 “의료봉사를 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대구한의대 의료봉사단 관계자는 “학교장들이 의료봉사 취지에는 찬성하면서도 대부분 자기 학교는 안된다, 다른 학교에 물어보라고 하는 식”이라며 “수 천 만원을 들여 매년 하는 의료봉사가 장소를 구하지 못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이에 대해 경북 북부지역 초등학교 교장들은 “의료봉사는 좋지만 학교시설을 사용하다가 혹시 사고라도 생기면 누가 책임을 지느냐”며 꺼리는 반응을 보였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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