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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경 특검법 단독처리]野 “거부할테면 하라” 공세 고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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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경 특검법 단독처리]野 “거부할테면 하라” 공세 고삐

입력 2003-07-15 18:51수정 2009-09-28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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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비밀송금 의혹과 대북지원금의 북핵 고폭실험 전용 여부를 ‘샅샅이’ 조사하기 위한 한나라당의 초강경 특검법안이 야당 단독처리로 15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당분간 정국경색이 계속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하고 ‘거부권 이후’ 정국 대응책에 부심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일단 두 갈래의 전략을 마련했다.

우선 국민적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대북 비밀송금에 대한 특검을 청와대가 거부한 것에 대해 정치공세를 강화해 정국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복안이다. 국민의 정부가 북핵 고폭실험을 인지하고서도 이를 은폐한 채 거액을 줘가며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한 것을 국회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문제삼겠다는 것이다.

반면 박지원(朴智元) 전 문화관광부 장관의 ‘150억원+α’ 비자금수수 의혹 문제는 검찰의 수사 진행 상황을 보아가며 신축적으로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수사가 장기화하면 내년 총선에서 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많아 밑질 게 없다는 판단이다. 만약 수사가 ‘이상한 방향’으로 흐를 경우에는 국정조사나 ‘비자금 한정 특검’을 별도로 추진해 계속 이슈화하면 된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강경한 특검 행보가 결국 여론의 역풍을 맞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당직자는 “한나라당이 욕심을 부리다가 너무 나갔다. 대통령에게 확실한 거부권의 명분을 준 것이다”며 “여론도 이제 등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에서는 ‘특검 정국의 여진’이 내년 총선 때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제1당인 한나라당이 국회 차원에서 상임위 등을 통해 끊임없이 문제를 삼을 경우 계속 끌려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당 논의로 당이 사분오열돼 있어 특검 후 정국에도 당력을 집중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한편 15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새특검법 재수정안의 표결을 앞두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민주당은 5명의 의원이 나서 새 특검법안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법안 철회를 강력히 요구했다. 정범구(鄭範九) 의원은 “북핵 사태로 한반도에 전쟁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데 민족문제를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선 안 된다”고 주장했고, 문석호(文錫鎬) 의원은 “국익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두 번 다시 역사와 민족 앞에 죄를 짓는 일을 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한나라당 이주영(李柱榮), 엄호성(嚴虎聲) 의원은 “98년부터 북핵 고폭실험 사실을 숨겨 국가의 이익을 해친 것은 국가반역에 해당한다. 대통령도 조사받아야 한다는 것을 김정일에게 보여줄 기회”라며 특검법을 옹호했다.

이날 통과된 새 특검법은 남북정상회담을 전후해 현대그룹이 북에 송금한 사건과 박지원 전 문화부 장관의 비자금 수뢰 의혹, 대북 지원금의 핵 고폭실험 전용 여부를 모두 수사대상으로 삼고 있는데다, 수사기간 연장도 대통령의 결정에 따르던 과거와 달리 특검의 보고만으로 가능토록 하고 있어 ‘슈퍼 특검법’이란 이름으로 불려왔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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