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주역 이전 목소리 거세

  • 입력 2003년 7월 14일 21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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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경전선(慶全線) 도심철도 이설로 호남선 ‘지선(支線) 종점역’으로 전락한 광주역을 송정리역으로 옮기자는 시민운동이 최근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광주역 이전대책추진협의회’(위원장 나무석·羅武碩·전 광주부시장)은 “시민 절대다수의 이전 여론에도 불구하고 관련 기관들의 외면으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광주역 이전운동을 이달부터 다시 강력히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20일 서구 치평동 상무시민공원에서 시민 1만 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광주역 이전촉구 결의대회’를 열기로 했으며, 범 시민서명운동 전개, 여론조사 등 세부 활동계획을 최근 확정했다.

이 같은 대대적인 ‘압박 전략’은 2001년 7월 이 단체 결성 이후 수차례 심포지엄과 관련기관 방문 등을 통해 이전을 촉구해왔으나 이전주체인 철도청과 광주 동구 등의 반대로 운동자체가 위기를 맞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

‘송정리역 이전’을 주장해 온 협의회와 광산구, 북구는 현재의 광산구 송정동 송정리역에서 북구 중흥동 광주역에 이르는 14km 구간이 도심지를 통과하면서 도시발전을 가로막고 소음 진동 교통사고의 부담을 주고 있다는 논리를 펴왔다.

특히 북구는 광주역이 최근 수년간 개발이 본격화된 문흥 일곡 용봉지구 등 부도심으로 통하는 관문을 가로 막아 최악의 교통체증을 불러 오고 있다는 점을 들어 통합이전을 촉구해왔다.

그러나 정작 이 문제 해결의 주체인 철도청 측은 ‘송정리역 이전이 효율적’이라는 용역결과에도 불구하고 최근 대규모 역사 보수공사를 진행하는 등 ‘버티기 작전’과 함께 쇼핑몰 기능을 더한 민자역사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전남도청 이전에 따른 도심공동화 문제를 우려하고 있는 동구 지역주민들은 ‘공동화 가속’을 이유로 이전에 반대하고 있는 실정. 광주시도 한때 건널목 사고, 교통혼잡 초래 등을 들며 광주역 이전을 추진했으나 이전비용 3400억원을 감당해야 하는 처지여서 논의를 중단한 상태다.

나 위원장은 “경전선 도심통과 구간이 폐선되면서 광주역은 본래 역할을 대부분 상실했다”며 “앞으로 완공될 제2순환도로와 고속철도, 광주공항 등과의 연계성이 훨씬 높은 송정리역으로 광주역이 통합돼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김권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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