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주 조선대 부속여중 '친환경 체험 농장' 눈길

  • 입력 2003년 7월 14일 21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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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 자리한 광주 동구 서석동 조선대부속여자중학교(교장 조평운·曺坪雲) 건물 뒤쪽에는 작지만 아담한 ‘농장’이 있다.

학생들이 ‘학교 텃밭’이라고 부르는 이 농장에는 상추, 고추, 오이, 깻잎, 쑥갓, 케일, 취나물 등 20여가지 채소와 국화, 목화, 공작 등 수십 종의 꽃이 심어져 있다.

200여평의 농장은 학생들에게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친환경 체험의 장’이자, 학생들의 ‘먹거리 공급처’이기도 하다. 여기서 수확한 채소가 학교 급식용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이 학교에 텃밭이 조성된 것은 지난 3월, 조평운 교장이 부임하면서부터다.

조 교장은 전임지인 조선대부속중학교 자투리 땅에서 취미로 상추, 열무, 치커리, 고추 등을 재배했다.

광주농고 출신으로 평소 채소 재배에 관심이 많았던 조 교장은 부임하자마자 잡초가 무성한 학교 뒤편을 ‘친환경 농장’으로 가꿨다. 학생들과 함께 씨앗을 심고 화분에 꽃 모종을 하는 등 땀을 쏟았다. 조 교장은 광주시교육청에 급식시범학교 지정을 신청해 예산을 지원받았다.

이 농장의 주인은 학생들이다. 하지만 모든 학생들이 텃밭을 가꿀 수 없어 학생회 봉사부 학생들과 학부모 봉사단, 교사들로 구성된 급식지원 연구사 등 60여명이 채소를 재배하고 수확한다.

이들은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무공해 농법으로 채소를 재배하고 있다.

학부모 대표 강명실씨(42·여)는 “친환경 농법으로 가꾼 채소를 우리 아이들이 먹게 돼 흐뭇하다”며 “아이와 함께 채소를 가꾸다 보니 자연히 얘기할 기회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이 텃밭을 학교의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

이 학교 3학년 박경리양(15)은 “전에는 밖에서 밥을 사먹기도 했는데 이제는 믿고 먹을 수 있어 좋다”며 “휴식 시간에 틈을 내 농장을 거닐다 보면 마음도 훨씬 가벼워 진다”고 말했다.

조 교장은 “학교 건물 사이 사이에 봉숭아, 금송화, 사르비아 등 꽃밭도 조성해 ‘봉숭아 물들이기’ 등 학창시절 추억을 심어주는 이벤트도 계획하고 있다”며 “콘크리트로 뒤덮인 학교를 자연과 교감하는 푸른 학교로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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