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N슬레이트 닷컴 폭로]부시는 거짓말쟁이?

<<이라크전쟁 이후 내년 대통령선거에 대비해 경제 살리기에 나선 미국의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경제 관련 정보를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미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정보를 의도적으로 과장 발표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터여서 정권의 도덕성 논란으로 비화되고 있다.>>

웹진 MSN슬레이트 닷컴은 12일자 논평을 통해 부시 행정부가 그동안 정부의 정책노선과 맞지 않는 경제 자료나 정보 등을 의도적으로 축소 발표하고 유리한 정보는 억지로 만들어내는 등 경제 관련 정보 조작을 서슴지 않아 왔다고 폭로했다.

경기침체로 고용상황이 악화되던 지난해 12월. 부시 행정부는 실업 통계 수치 등을 담은 월간 노동 통계국 보고서 발표를 돌연 중단했다. 워싱턴 포스트가 이 사실을 보도해 파문이 일자 행정부는 다시 공개를 지시했다. 이 보고서는 경기침체기인 1992년에도 당시 대통령이었던 아버지 부시의 지시에 따라 발표가 중단됐다가 빌 클린턴 행정부 때 다시 공개되기 시작한 주요 경제 지표이다.

반면 정책에 맞지 않는 보고서는 무시되거나 축소됐다. 폴 오닐 전 재무부 장관의 지시로 미 기업연구소(AEI)가 작성한 한 보고서는 향후 사회보장비용 등을 감안할 때 10년 후 실질 재정 적자가 44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 의회 예산국이 10년 후 재정적자 규모가 1020억달러로 줄어든다고 전망한 것과는 크게 다른 내용.

행정부는 올 2월 발표한 2004년도 예산 편성안에 이 보고서의 내용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3500억달러 규모의 10개년 감세 법안 정책이 적자를 확대시킬 것이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이 정책을 밀어붙이던 중이었다.

공정성을 유지해야 할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도 정부 경제 정책을 옹호하는 데 동원됐다. 래리 린지 경제 수석 고문이나 글렌 허버드 당시 CEA 위원장은 이 위원회 소속 위원들에게 감세 법안에 유리한 자료 등을 찾아내 발표토록 종용해 불만을 샀다.

또 행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을 만한 경제 자료들은 정부 홈페이지에서 즉각 삭제됐다. 미 노동부 웹사이트에는 97년 이후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최근 미국 노동자들의 최저 임금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으며 생활수준도 떨어지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올라왔지만 아무런 이유 없이 삭제됐다.

행정부의 경기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2007년까지 창출될 고용건수는 매년 전체 임금노동자수의 0.1%(17만건)에 그칠 것이라는 보고서도 올 초 CEA 웹사이트에서 자취를 감췄다.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경제정책연구소(EPI) 제럴드 번스타인 연구원은 “행정부의 정책이 고용과 성장에 반한다는 근거가 나오고 있는데도 그들은 정책을 재검토하기보다는 불리한 문서들을 삭제해버리는 방법을 택했다”고 비난했다.

부시 행정부 경제 관련 정보 은폐 및 조작
시기	내용	조치
2002년11월	2002년 11월 월간 노동 통계 보고서(Bureau of Labor Statistics report) 미국 내 폐업 공장수 및 근로자 실업지수 급증 추세 반영	12월부터 월간 노동통계보고서 발표 돌연 중단
2001,2002년	일용직 농업분야 근로자들에 대한 최저임금 보장하는 연례 AEWR(Adverse Effect Wage Rate) 발표 시기 연장	노동자들 반발, 법적 대응 위험 따르자 2001년 8월, 2002년 5월 뒤늦게 AEWR 발표(발표시기 연장으로 일용직 근로자 막대한 손해)
2003년	1997년 이후 실질 최저임금 제자리걸음. 최저임금 근로자 생활수준 떨어져	노동부 웹사이트에서 관련내용 담은 보고서 돌연 삭제
2003년2월	폴 오닐 당시 재무장관이 의뢰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3년 미국 실질 재정적자 44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	2004년 회계연도 예산안에서 관련 내용 누락
2003년초	조지 W 부시 행정부, 객관적인 정책 조언 기구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	래리 린지 부시 행정부 경제 수석 고문, 글렌 허버드 당시 백악관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 부시 대통령의 감세법안이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 제출토록 CEA에 종용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