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3國3色 인형극…가슴 따뜻한 童心의 나라

  • 입력 2003년 7월 14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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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여름 방학과 휴가철이 시작된다. 각 극장마다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과 함께 볼만한 ‘가족 공연’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올 때이기도 하다. 어떤 공연을 볼 것인지 망설여진다면, 한번 쯤 색다른 인형극에 눈길을 돌려보면 어떨까. 정동극장이 러시아, 체코, 일본의 관록있는 인형극단을 초청해 17일부터 8월 24일까지 릴레이로 여는 ‘3국(國)3색(色) 인형극’은 국내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특별한 인형극을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이들 극단은 새로운 형식과 내용으로 “인형극이 어린이의 전유물”이라는 고정 관념을 뛰어넘는다. 세 극단 관계자들과의 E-mail 인터뷰를 통해 공연 내용과 인형극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인형이 없는 인형극, 러시아 ‘채마단 뚜엣’(17∼27일)=‘3국3색 인형극’의 테이프를 끊는 러시아 극단 채마단의 ‘채마단 뚜엣’에는 인형 대신 국자가 등장한다. 국자와 냄비, 옷걸이, 옷 등 생활에서 흔히 쓰이는 소품들을 즉석에서 인형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이 극단의 특징. 연출자이자 출연자인 안드레이 크즈니시코프는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독특하고 기발한 상상력으로 유머를 표현한다”고 채마단 인형극의 특징을 설명했다.

크즈니시코프 등 두 명의 배우는 즉석에서 만든 ‘인형’을 조종할 뿐 아니라 스스로도 인형의 역할을 한다. 능숙한 마임이스트이기도 한 크즈니시코프는 “인형극의 대사는 모두 ‘몸의 움직임’이라는 코드로 전환돼 관객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즈니시코프에 따르면 러시아의 경우 대학에서 4∼5년 과정으로 인형극 연기, 인형극 연출, 인형 디자인 등 분야별로 세분화된 교육을 받는다. 인형극 연기 과정의 경우 처음 2년은 인형 대신 맨손으로 생명을 표현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실습하는데 이를 통해 인형극과 마임에 능숙한 배우들이 배출된다.

▽노래와 연주가 라이브로 펼쳐지는 뮤지컬 인형극, 체코의 ‘빅 트립’(31일∼8월10일)=체코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인형극의 강국’. 최초로 내한 공연을 하는 체코 인형극단 미노는 괴물에게 빼앗긴 공주의 반지를 찾아 떠나는 장난꾸러기 요정 고블린의 모험을 그린 ‘빅 트립’을 공연한다.

이 작품은 배우들이 라이브 밴드의 반주에 맞춰 노래하는 인형극이다. 인형극에 연극, 뮤지컬, 라이브 콘서트, 마임 등 다양한 장르를 결합시켰다. 어린이 공연 음악 페스티벌인 마테린카 페스티벌에서 음악상을 수상했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모든 대사가 한국어(노래는 체코어)로 이루어진다는 점이 관심거리. 그래서 배우들은 모두 한국어 공부에 열심이다. 극단 미노의 페차체크 대표는 “이번 공연은 인형과 배우가 동일화된 뮤지컬 개념의 인형극”이라며 “한국 관객들에게 우리 공연이 제대로 전달됐으면 한다”는 기대를 밝혔다. 천 인형, 막대 인형, 줄 인형 등 다채로운 인형들이 등장해 체코 특유의 위트를 선보인다.

사진제공 정동극장

▽따뜻한 감성을 전해주는 인형극, 일본의 ‘드림스 인 어 토이 박스’(8월14일∼24일)=일본 극단 가와세미자의 야마모토 요시야 대표는 “이번에 선보일 작품(Dreams in a toy box)에서는 생명이 없는 인형이 배우들의 손에 의해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 감정을 가지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 작품은 대사가 없이 진행되는데 가와세미자가 창작한 30개의 단편 이야기 중 8편을 선보인다. 줄거리에 의존하기보다는 퍼포먼스 중심의 작품들로 구성됐다. 야마모토 대표는 “인형극의 매력은 무한한 가능성에 있다”며 “인형극은 어떤 것도 만들 수 있으며, 어떤 움직임과 이미지도 제약 없이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자유로운 장르”라고 밝혔다.

공연시간 화∼일요일 오후 1시, 3시. 2만∼3만원. 02-751-1500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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