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IT랠리' 성장엔진 vs 거품장세…분석 엇갈려

  • 입력 2003년 7월 14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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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보기술(IT) 관련 기업의 주가가 급등하는 ‘IT랠리’를 두고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본격적인 경기 회복의 신호탄이자 1990년대와 같이 경제의 성장엔진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단기적인 자금 집중으로 인한 또 하나의 거품일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나타나고 있는 것.

나스닥 지수는 최근 9개월간 56%나 뛰었다. 시스코시스템스,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아마존 닷컴 등의 주가는 2배, 주니퍼네트워크스, 야후, 램버스 등은 3, 4배씩 올랐다.

기대론의 근거는 이번 IT랠리가 단순히 자금이 몰려서가 아니라 IT에 대한 실질적인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것. 이러한 IT투자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면 전반적인 경기 회복이 가속화되리라는 전망이다. 기대론자들은 컴퓨터와 반도체 주문 물량이 회복세를 보이는 것도 90년대의 과잉투자가 해소되는 신호로 본다.

90년대 말 변화된 경영환경도 IT업계에는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브로드밴드, 초고속 무선시스템 등 90년대 후반기 선보인 차세대 시스템들은 아직 걸음마 단계여서 성장할 여지가 충분한 데다 각 사가 90년대 들어 사업부별로 도입한 IT시스템을 최근 들어 전사적으로 통합하는 ‘IT합리화’의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 90년대 말 이후 인수합병으로 합쳐진 회사들이 시스템을 통합하는 것도 IT업계의 큰 시장이 될 전망.

한편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14일 나스닥 시장의 폭등이 단기 수익에만 관심 있는 ‘패스트 머니’ 투자자들 때문이라며 거품 장세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헤지펀드들이 수익률에 집착해 위험한 단기투자를 크게 늘렸으며 나스닥 종목들이 실적에 대한 결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자금 흐름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것. LA타임스도 13일 “벤처자금이 유입되면서 들어보지도 못한 닷컴 기업들의 주가가 2배 이상 뛰고 있다”며 거품 가능성을 우려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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