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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재처리' 한국-미국-일본 전문가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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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재처리' 한국-미국-일본 전문가 진단

입력 2003-07-13 18:44수정 2009-09-28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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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제기구 통한 對北제재 현실화 가능성”▼

▽유호열(柳浩烈)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북한은 핵 재처리는 물론 중국 베이징(北京) 북-미-중 3자회담을 통해 핵보유를 시인하는 등 지속적으로 핵개발을 언급해 왔다. 이는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어느 정도 실질적인 핵활동 성과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북한의 주장처럼 핵 재처리를 완료했다면 이는 과거 한미일 정부가 언급해온 금지선(Red Line)을 넘은 것이다. 이는 북한의 핵무기 생산뿐만 아니라 미국이 우려하는 핵물질의 해외반출 가능성도 높이는 것이다. 한미정상회담에서 언급한 ‘사태 악화시 추가조치를 하겠다’는 합의사항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정부가 이 정도로 진행된 상황을 사태악화가 아니라고 보는 것은 문제다.

북한이 부정적인 움직임을 계속한다면 대화로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북한은 미국의 새로운 반응을 기대하며 강경한 대응을 하고 있지만 이는 현 미국 정부의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북한이 상황을 계속 악화시키고 다자회담에 나서지 않는다면 유엔 안보리 등 권위 있는 국제기관을 통한 대북 제재조치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정부가 좀 더 적극적인 대처 방안을 마련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美에 직접협상 요구… 韓美간 갈등 노린듯”▼

▽케네스 퀴노네스 박사(전 미국 국무부 북한 담당관, 현 미국 인터내셔널센터 한반도 프로그램 이사)=북한 핵 문제의 평화적 외교적 해결 가능성이 사라져가고 있다.

상황은 계속 악화할 것이다. 북한이 폐연료봉 8000개를 모두 재처리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미국은 적어도 수백개를 이미 재처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영변의 대기에서 재처리를 입증하는 크립톤이 검출됐다는 보도가 나와 재처리 자체는 부인하기 어렵게 됐다.

북한이 재처리를 완료했다고 미국에 통보한 것은 두 가지 의도가 있다.

하나는 양자 회담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한미간 갈등을 노리는 것이다. 재처리가 끝났다면 한국은 불안해할 것이고 따라서 미국에 북한과의 직접 협상을 요구해 한미간 갈등이 생기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북한이 현재 구사하고 있는 ‘벼랑끝 전술’은 94년의 전술과는 차이가 있다. 94년에는 북한에 핵무기가 없었고 협상을 하면 기본적인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또 당시에는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 입장을 지지한 만큼 유엔을 통한 압박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유엔을 통한 해결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미국이 입장을 바꾸면 해결 가능성도 있지만 미국은 북한과 직접 대화는 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경제제재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방안(PSI)을 통한 대북 압박을 강화할 것이다.

▼일본 “5자회담 난항… 日 어정쩡한 태도 보일것”▼

▽히라이와 온지(平岩俊司)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북한이 사용 후 핵 연료봉의 재처리를 완료한 것은 핵개발을 무기로 한 ‘게임’의 연장선상이라는 측면에서 그 자체가 놀랄 만한 진전은 아니다. 미국이 북-미 양자회담에 응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고수하자 다자회담에 응하기에 앞서 미국측을 한 번 더 자극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지금까지 북한이 핵개발의 단계를 높여도 중국하고만 얘기했을 뿐 북한을 정식 대화상대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제 북한은 미국과의 신경전에서 핵 실험을 빼놓고는 쓸 수 있는 카드는 다 꺼내 쓴 셈이 됐다. 하지만 북한의 이번 조치가 ‘금지선’을 넘은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미국의 대응을 지켜보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 같다.

미국의 진짜 파트너는 중국이다. 미국 정부가 NBC방송을 통해 북한의 핵개발 사실을 흘린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중국 고위관리가 북한을 방문하는 것에 맞춰 중국을 향해 ‘북한에 압력의 강도를 높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동시에 북한에 대해서는 ‘아무리 긴장을 고조시켜도 우리(미국)는 양자회담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알리려 했을 것이다.

한미일 3국간 공조를 강조하고 있는 일본은 당분간 어정쩡한 태도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5자회담 성사가 절박한 일본은 표면적으로는 미국편에서 대북 압력을 강화하는 노선을 택하겠지만 한국 정부의 처지가 곤란해지는 것도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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